결혼 몇 년 후의 일로 기억이 됩니다. 처가 가족모임 식사를 하던 중 원래 음식솜씨 좋은 장모님께서 그날따라 맛이 살아 숨쉬는 음식들을 펼쳐 놓으셨길래 한 말씀 드렸지요. “어머니 막내 딸 A/S 좀 해 주세요. 음식솜씨가 영 늘지를 않아요”
생각지 않았던 막내 사위의 공격(?)에 놀라실 법도 한데 장모님께서는 “품질보증기간 끝났네”라는 한마디로 자리에 함께 했던 모든 이들이 웃음을 반찬 삼아 식사를 마칠 수 있도록 해 주셨습니다.
결혼 후 음식솜씨에 대해 말하는 나와는 달리, 아내는 하나님의 맛을 잃어가는 저를 위해 눈물 뿌리며 첫사랑을 회복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A/S요청(기도)을 했음을 압니다. “하나님, 제 남편의 믿음을 회복시켜 주시옵소서.” 그 때는 아내의 눈물을 애써 모른 척 했지만, 이제는 그 눈물들이 모여 나를 견고히 세워주는 ‘끈’이 되고 있음을 압니다. 태양계의 태양과 같이 우리 가정의 믿음의 구심점이 나의 아내임을 고백할 수 밖에 없음을 시인합니다. 요즈음에도 매일 밤마다 붉어져 있는 아내의 눈을 확인하기 때문입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