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날의 일이다.
남편이 “안 입는 겨울옷 좀 챙겨봐. 우리 회사 외국인 근로자들 갖다 주게”라고 했다. 이유는 이랬다. 추운 겨울인데도 외국인 근로자들이 여름옷을 입고 출근한다는 것이다. 특히 방글라데시, 태국 등 동남아 지역 근로자들이란다. 그들 형편으로 겨울옷을 사 입기엔 너무 비싸기도 하고 본국에 돌아가면 필요가 없기 때문에 추워도 견딘다는 것이다. 그 말을 듣고 나는 몇 년간 한번도 입지 않았던 옷들을 두 박스나 챙겨주었다. 다음날 퇴근한 남편은 “외국인들이 너무 좋아하고 기뻐하면서 고맙다는 인사를 몇 번씩이나 하는 바람에 기분이 좋았다”고 어깨를 으쓱거렸다. 우리 가정에 필요 없는 것을 나누어 주었을 뿐인데 그렇게 큰 기쁨이 될 줄은 몰랐다.
난 작은 진리를 발견했다. 나의 작은 비움의 행위가 또 다른 사람에겐 큰 기쁨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를 말이다.
요한 웨슬레는 89세 나이로 죽을 때 두 개의 숟가락과 하나의 찻주전자, 그리고 다 낡아빠진 코트 한 벌밖에 없을 정도로 자기의 모든 소유를 다 나누어 주었다고 한다. 예수님은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시려고 목숨까지도 아낌없이 주셨는데 우린 하루살이 같은 짧은 삶을 살면서 너무 많은 욕심에 매달려 사는 건 아닌지….
위 글은 교회신문 <7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