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와 백미

등록날짜 [ 2005-12-06 17:07:33 ]


얼마 전 할인점에 갔다가 보았던 즉석 쌀도정 코너의 안내 문구에는 ‘10kg의 현미를 5분도 도정하면 9.7kg, 7분도 도정하면 9.5kg, 9분도 도정하면 9kg이 됩니다’라고 적혀 있었다. 도정이라 함은 쌀 표면을 깎아낸다는 의미니 무게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지사일 것이다. 도정을 하는 이유 또한 흰 쌀밥을 좋아하는 요즘 사람들 눈맛에 맞추고 입맛에 맞추다 보니 도정이 자연스럽게 이루어지고 있다. 근래 들어서는 12도정까지 한다고 하니 현미를 그대로 섭취하면 낫지 않을 병이 없다고 할 정도로 좋은 쌀을 양적으로나 질적으로 그 값어치를 상실시켜 버리고 마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이다.
신앙생활은 어떠한가? 나 자신도 성경대로 증거하시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이 듣기에 까끌거리고 부드럽지 못하다며 세상적인 이야기도 섞어가며 요즘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설교를 하면 얼마나 부드럽고 좋겠느냐고 불평을 토로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현미를 백미로 도정하는 행위조차도 백해무익한 데 일점일획도 없어지지 아니하고 다 이룬다고 하신 성경 말씀을 세상 말씀으로 도정을 해서야 되겠는가?
도정치 않은 현미와 같은 성경 말씀 그대로를 받아들임으로 굳건한 반석 위에 선 믿음을 세울 수 있기를 기도해 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79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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