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화해를 꿈꾸며

등록날짜 [ 2006-04-03 11:46:09 ]

친하게 지내는 옆반 선생님과 어이없이 다툰 적이 있다. 같은 학년의 일을 서로 미루다가 결국 그 선생님이 하게 된 것이 화근이었다.
마음 한구석에 늘 미안한 마음이 있으면서도 선뜻 먼저 사과를 못하고 있는데 며칠 후 그 선생님이 교실로 들어오면서 “왜 그래요? 우리가 뭘 잘못했는지 말을 해야 알 거 아니에요. 계속 이대로 지낼 거에요?" 무뚝뚝한 말에 또 섭섭해서 “우리가 아니라 선생님이 잘못했거든요." 라고 되받아쳤다. ‘미안합니다’ 라는 말이 입에서 맴돌았지만 먼 산만 바라보았다.
‘오늘은 용기를 내서 미안하다는 사과 메일을 보내야지’ 매일 화해를 꿈꾸면서도 바쁜 일상에 쫓겨 차일피일 미루다가 한참 후에야 메일을 보냈다.
3일 만에 답장이 왔다. 지난번 무뚝뚝하게 말한 것은 내가 너무 편한 사람이기 때문에 그런 것이라고, 위로받고 싶어서 말한 것인데 그렇게 화를 낼 줄은 몰랐다고, 먼저 메일을 보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매일매일 화해를 꿈꾸면서도 나처럼 그렇게 쉬운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못해 가슴앓이 하는 사람은 없는지. 하나님께서는 “너희가 돌이켜 어린 아이들과 같이 되지 아니하면 결단코 천국에 들어가지 못하리라"(마18:3)고 하신 말씀이 생각난다. 금방 싸우고도 서로 화해하고, 작은 잘못에도 눈물을 글썽이며 잘못했다고 빌기도 하고 돌이켜 품에 안기기도 하는 아이들의 모습이 하나님 보시기에 얼마나 예쁠까.
나는 오늘 사람과의, 하나님과의 화해를 꿈꾸며 회개의 무릎을 꿇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8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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