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이비행기 접듯

등록날짜 [ 2007-08-15 11:02:23 ]

요즘 아이들이 하는 걸 보면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괘씸한 마음을 접기로 한다. 아이들이야 그렇다 치자. 요즘 교회 다니는 사람들이 하는 걸 보면 너무너무 섭섭하기도 하고 괘씸하기도 하지만 괘씸한 마음을 접기로 한다. 하나님이 하실 일이시기 때문이다. 내가 판단한 대로 내가 심판을 받기 싫기도 하다. 아니 비판할 만큼 자신도 없다.
지폐도 반으로 접어야 호주머니에 넣기 편하고 다 쓴 편지도 접어야 봉투 속에 들어가 전해지듯 두 눈 딱 감기로 한다. 하찮은 종이 한 장일지라도 접어야 냇물에 띄울 수 있고 두 번을 접고 또 두 번을 더 접어야 종이비행기는 날 수 있음을 아이들과 부대끼며 생활하면서 깨닫게 되었다.
살다 보면 이슬비도 장대비도 한순간이다. 아니 햇볕만 쨍쨍하면 땅이 갈라져 사막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햇살에 배겨 나지 못하는 양산 접듯 반만 접기로 한다. 반의 반만 접어 보기로 한다.
나는 새도 날개를 접어야 둥지에 들 수 있다는 것을 자연에서 배울 수 있음을 하나님께 감사한다. 늘 부족 투성이인 날 사랑하신 하나님을 만났기 때문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1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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