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 날 오후

등록날짜 [ 2007-10-09 16:01:33 ]

가을, 10월, 이처럼 어울림이 환상적일 수 있을까? 이맘때면 으레 등화가친이니 사색의 계절이니 하는 말이 나오고, 어느 시인은 ‘가을엔 기도하게 하소서...' 하며 신 앞에 조용히 무릎을 꿇자고 한다.
껍질 속에 생명을 품고 인내하다가 땅에 심기어 아픔으로 싹을 틔우고 가지와 잎을 내고 꽃을 피운다. 꽃의 영화도 잠시, 꽃잎은 하나 둘 지고 열매를 낸다. 쏟아지는 태양과 퍼붓는 빗속에 열매를 키우는 수고로움과 고단함을 마치고 정성껏 키운 열매를 주인에게 내어주고는 마지막 힘으로 비움의 작업에 들어간다. 아름다운 비행을 꿈꾸며.... 가볍게 자신을 버리고 약간의 두려움과 설렘으로 창공을 날아 떨어져 대지를 살찌운다. 그리고 불어 닥친 추위에 알몸으로 빈 하늘에 마주 선다. 자연의 품에서 전 존재로 정직하게 일하고 안식한다.
모든 만물이 자연 질서에 순응하며 소임을 다하듯, 우리네 삶도 하나님의 법에 순종하며 사명을 다해내길 빌어본다. 바쁘게 살아온 삶을 잠시 눈을 감고 되돌아보라! 나를 한번 점검해보라!
“만물의 마지막이 가까왔으니 그러므로 너희는 정신을 차리고 근신하여 기도하라”(벧전4:7)

위 글은 교회신문 <12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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