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열기도 밀려난 높은 가을 하늘에 인간의 실력으로는 흉내낼 수도 없는 수려한 작품들이 수시로 천상의 화폭에 펼쳐진다. 고성능 사진기라도 있다면 모조리 찍어 하나님 지으신 최고의 걸작품을 언제든 감상하고픈 아쉬움이 남는다. 멀리서 피어오르는 뭉게구름 한 점을 보고 있으려니, 가끔 설교시간에 목사님이 부르시던 ‘주님 고대가'의 찬양이 입가에 맴돈다.
“먼 하늘 이상한 구름만 떠도 행여나 내 주님 오시는가 해… 오- 주여 언제나 오시렵니까”
하계성회에서 말씀을 통해 받은 은혜 때문인지, 불혹(不惑)을 앞둔 삶의 무게로 인한 감정 때문인지 일순간 떠오른 찬양에 스스로 놀라 당황스러움을 감추려고 애써 입가에 엷은 미소를 띄운다. 하지만 주님 고대가를 지으신 ‘사랑의 원자탄’ 손양원 목사님처럼, 간절한 사모함이 없는 내 믿음의 공허함에 부끄러워 고개를 떨구고 만다. 만물이 기한을 알리며 쉼없이 경고하고 있건만 아직도 준비없이 무관심한 내 모습에 또 한번 놀란다.
이제 마음을 다잡고 제한 없는 사랑으로 아낌없이 불러주실 주님을 기다리며 무한한 감사의 기도를 올린다. “주님, 나를 포기하지 마시고 내 삶을 인도하사 거룩한 신부로 주님 만나는 영광을 허락하소서.”
위 글은 교회신문 <14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