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로 서른이 되는 나는 지난 20대를 되돌아본다. 20대의 절반 정도를 외국에서 보냈고, 많은 사람들이 선망하는 학교와 직장도 다녀봤고, 책도 번역하는 등 최선의 삶을 살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내가 20대에 가장 잘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예수님을 만난 일이다. 산을 정복한 기쁨은 잠시뿐, 또 다른 산이 기다리고 있었고, 경쟁주의 사회에서 남들보다 앞서야 한다는 강박관념에 짓눌리고 있을 때 ‘먼저 그의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라 그리하면 이에 모든 것을 더하시리라’라는 말씀으로 주님을 만났다. 비록 일등이 아니어도, 하나님께는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유일무이한 존재임을 깨달았을 때, 나는 비로소 진정한 나를 찾을 수 있었다.
교회에서 통역자로 쓰임 받은 지 3년이 되어 간다. 이제는 통역하면서 은혜를 받는 것은 물론 목사님께서 자주 인용하시는 성경구절은 대부분 암기하고 있고, 1평 남짓한 통역실이 아닌 성전에서 예배 드리는 것이 오히려 어색할 정도가 됐다. 그러나 죽은 영혼이 구원받고, 성도들이 은혜 받고 신앙생활 잘하기를 원하시는 주님과 담임목사님의 심정으로 통역하는지에 대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다. 때로는 주님과 동일한 마음으로 눈물 흘려가며 통역하지만 그렇지 못할 때도 많다. 또한 육신의 정욕과 세상에 쉽게 넘어지는 나를 통해 많은 외국인 영혼들에게 영적인 깨달음과 성령의 은사를 주시는 하나 님의 역사를 볼 때, 자격미달인 자를 사용해 주시는 하나님께 감사할 따름이다.
세상에서는 공자의 말을 빌어 서른을 기초가 확립되어 마음이 확고하게 도덕 위에 서서 움직이지 않는다는 이립(而立)이라고 한다. 나의 서른 번째 해는 하나님 말씀 위에 굳건하게 서서 어떤 세상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는, 영적으로 확실하게 이립(而立)하는 해가 되었으면 한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0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