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만

등록날짜 [ 2009-03-20 11:06:39 ]

얼마 전, 담임 목사님께서는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요 넘어짐의 앞잡이다’라는 말씀 중 ‘교만’에 관해 설교하신 적이 있다. 지난해 11월경 주일학교 교사로 있을 때 ‘성서의 땅을 가다’ 촬영장 현장에 시청자로 참석을 한 적이 있는데, 거기서 담임목사님께서는 내게 “교만하지 마라”고 말씀을 하셨다.
올해 지역장으로 임명받아 교구장과 함께 심방을 다니면서 주님께서 일하시는 현장을 자주 보게 된다. 그럴 때면 나도 모르게 나의 의와 만족감에 사로 잡혀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그러면 “교만하지 마라. 네가 한 일이 아니다"라는 주님의 음성처럼 목사님의 말씀이 귓전을 울린다.
지역장이라는 직분으로 교만했던가? 남보다 더 많이 아는 체 하며 교만했던가? 여러 가지로 나를 되돌아본다. 그렇다. 나는 교만으로 눈이 어두워져 껌벅거리는 두 눈을 가지고도 주님께서 일하시는 것을 볼 수 없었기에 내가 한 일인 양 우쭐거렸던 것이다.
“주님! 왜 저는 주님께서 하신 일임을 보지 못하는 것일까요? 주님이 보인다면 교만하지 않을 텐데..."
눈을 열어 주님을 보게 해달라고, 앞 못보는 소경의 심정으로 얼마나 울면서 기도했던가….
믿음의 식구들을 바라볼 때도 그 사람 안에 있는 주님을 볼 수만 있다면 더 사랑하고, 더 섬겨주고, 주님을 대하듯 대할 수 있었을 텐데…. 내 맘대로 상대를 비판하고 판단했던 어리석은 내 모습.... 어디 그뿐이겠는가마는 ‘그러니까 난 주님이 필요해요, 정말 주님이 필요해요’ 하며 주님께 매달리게 된다.
“에바다!(열려라)" 내 입과 눈과 귀가 오직 주님께로만 열려 주님만 보게 하시고, 주님의 음성만 듣게 하시고, 주님을 닮은 입이 되어서 내 몸이 온통 주님 것으로만 만들어지는 삶이고 싶다. 오직 겸손히 주님만 태운 한 마리 작은 나귀이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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