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월이라고 하기엔 무더운 날씨에 2박 3일로 ‘꽃동네’에 봉사활동을 다녀왔다. 노인요양병원, 정신요양병원, 심신장애우의 집, 중증장애아동시설, 호스피스병동, 입양기관 천사의 집 등 약 4천여 명의 식구들이 이름 그대로 큰 동네를 이루고 있었다.
첫날, 신생아와 심신장애우가 머무는 천사의 집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또래보다 몸집이 매우 작은 아이들이 불편한 몸으로 나란히 누워 있는 모습에 마음이 찡해왔다. 이곳에 오는 아이들은 모두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이다. 모두 한결같이 사랑받길 원하는 그들의 눈빛은 너무나 해맑아 눈이 부셨다.
다음날 새벽 5시 30분, 호스피스 병동이 있는 자애병원으로 향했다. 아침식사를 돕기 위해서다. 얼마 남지 않은 생을 주삿바늘에 의지한 채 힘없이 우리 일행을 바라보는 눈빛은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조금씩 음식을 받아먹으며 마주치는 눈빛엔 무언가를 호소하는 간절함이 묻어 있는 듯했다. 해맑은 눈으로, 혹은 무언가를 간절히 원하는 눈으로 바라보는 그 눈빛들....
집에 돌아와서도 그 눈빛들이 떠올라 잠들 수 없었다. 그리고 오버랩되는 또 하나의 눈빛이 있다. 나를 바라보며 떠나지 않기를, 자기를 포기하지 않길 바라는 이웃 영혼의 눈빛이다. 과거에 어떻게 살아왔든 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든 우리 인생모두에게 필요한 건 예수의 생명이다. 다가와 손 내밀어 주길, 예수의 생명을 전해주길 바라는 이웃 영혼의 간절한 눈빛을 난 그동안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지.... 자꾸만 따라오는 눈빛에 난 그 밤을 하얗게 지새웠다.
위 글은 교회신문 <15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