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 시절이 엊그제 같았는데, 얼마 전 난 두 아이의 아빠가 되었다. 하나님이 주신 가정을 만들고 태어난 아이들에 대한 기쁨도 잠시, 두 아이를 키우는 것이 만만치 않은 전쟁(?)임을 깨닫게 되었다. 그러나 때론 지치고 힘들게 하는 아이들이지만 그런 아이들의 모습만 보아도 좋은 것은 세상 모든 부모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이제 막 말문이 트인 첫째 딸 채은이는 예배시간에 찬양을 곧잘 따라 부르곤 하는데,
가끔 나와 눈이 마주치면 쑥스러워서 내 품에 와락 안기곤 한다. 어느 금요철야 찬양 시간에 앞이 잘 안보였던지 의자에 올라가서 찬양을 부르다가 넘어져 앞 의자의 모서리 쪽에 얼굴을 부딪치고 말았다. 깜짝 놀라 우는 아이를 안고 밖으로 나오면서 얼굴을 보니 다행히 크게 다치진 않았으나, 놀란 가슴을 쓸어내리며 아이를 달래기를 한참, 갑자기 나도 모르게 눈물이 쏟아졌다. 금세 부딪힌 상처와 여기저기 최근에 다친 상처들을 보는 순간 너무 가슴이 아파왔다. 그 아픔은 나의 눈물이 되었고, 집에 돌아와서도 밤새 아이의 얼굴을 보며 멈출 수가 없었다.
그 아픔 뒤, 마음 한구석에 ‘주님도 내가 힘들고 고통 받을 때 이렇게 아파하셨겠구나. 이것이 주님이 날 향하신 아버지의 마음이구나’하는 생각이 스쳐갔다. 힘들고 지칠 때 만나주셨던 주님, 철모르던 시절 외로움에 지쳐있던 날 안아 주셨던 주님. 하나 하나의 옛 기억은 은혜와 감사가 되었다. 내게 허락된 모든 것과 많은 이에게 넉넉히 줄 수 있는 주님과 같은 아버지의 마음을 갖게 되길 소망해본다.
위 글은 교회신문 <16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