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찔했던 죽음의 순간 하나님의 도우심
그 보호하심의 은총 평생 잊지 못할 것
설 연휴를 며칠 앞둔 어느 날 아침. 비가 섞인 눈이 참으로 많이 내린 그날도 어김없이 1시간 거리의 회사 출근길에 나섰다.
여느 때와 다를 바 없는 출근길이었지만, 눈길임에도 과속하는 차량을 피하려다 내 차가 미끄러져서 그만 교통사고를 내고 말았다. 다행히 다른 차량과의 접촉은 피했지만, 자동차가 몇 바퀴 돌고 가드레일에 몇 차례 부딪힌 후에야 멈춰 섰다. 그 사고로 나의 양팔이 부러졌고 전치 6~8주의 진단을 받았다.
부러진 팔을 수술하고 정신을 차릴 무렵,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보험회사에서 사고처리를 위해 연락한 것이었는데, 사고 정황에 대한 설명을 듣고서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사고가 난 곳은 터널로부터 100m쯤 지난 곳이었는데, 1~2초만 사고가 일찍 났으면 절벽으로 떨어졌을 것이고, 1~2초만 늦게 났으면 강으로 떨어져서 죽을 수밖에 없는 곳이라고 했다. 다행히 그 사이에 15m 정도 설치되어 있던 콘크리트 가드레일에 부딪혀서 살 수가 있었다는 것이다. 차량은 심하게 파손되어서 폐차처리가 되었는데 양팔만 부러진 비교적 가벼운 나의 상태에 대해 보험회사 직원은 흥분한 어조를 감추지 못하였다.
주님의 은혜라고밖에 설명할 수 없는 이번 일에 대해 감사의 기도를 드렸다. 그때, 언젠가 예배 때 들었던 말씀이 생각났다. “네 삶에 주님이 아무런 관여를 하지 않으신다면 그 사람은 주님이 버린 자이다.” 그 말씀의 의미를 새기며 한참을 울었다. 감사기도는 어느새 무뎌져 버린 내 신앙과 삶에 대한 회개기도로 이어졌고, 주님께서 내게 평안과 위로를 주심을 느낄 수 있었다. 더불어 병원에서 치료받는 기간에 주님과의 관계에 더 집중하고 회복하라고 내게 말씀하시는 듯하였다. 주님의 함께하심과 사랑하심, 택하심의 은혜를 사고를 통해 비로소 다시금 깨닫고 체험하게 되었으며, 사고 이후 드린 첫 예배에서 주체할 수 없었던 감사의 눈물은 주님을 처음 만났을 때 흘렸던 첫사랑의 눈물처럼 내 마음에 평생 각인될 것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18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