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0-09-20 23:57:17 ]
얼마 전, 어느 장애인 복지관에서 주최한 ‘일촌 맺기 사랑나누기 캠프’에 다녀왔다. 말 그대로 장애인 가정과 비장애인 가정이 일대일로 서로 화합하고 이해하고 사랑을 나누는 캠프였다. 우리 가정과 교회 집사 세 가정이 참석했다. 대부분 자녀에게 장애인과의 아름다운 만남을 주선하려고 봉사 차원으로 참석했고 나 또한 몇 해 전부터 교회 내 장애인 부서 교사로 섬기는 터라 장애인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려는 가벼운 마음으로 합류했다.
첫날은 장애인 가정과 비장애인 가정이 서로 어색한 상태라 마음 문이 쉽게 열리지 않았다. 둘째 날은 캠프활동도 같이하고 점심도 같이 먹으면서 서로가 마음의 문을 조금씩 열기 시작했다. 저녁에 음식 콘테스트가 열릴 예정이라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2인 1조가 되어 무슨 음식을 만들 것인지 미리 의논하면서 이야기꽃을 피우는 동안 마음문이 활짝 열려 스스럼없이 장애인 가정이 겪는 고충을 듣게 되었다.
그들 중 한 가정은 부부 모두 장애인인데 자녀도 장애인이라 특히 어려움이 많았다. 자녀가 학교에 들어가면서 학급에 물건이 없어지면 교사와 학생이 모두 자기 아이를 주목한단다. 그 어머니가 자녀의 학급에 청소하러 가다가 몸이 좋지 않아 몇 주 빠지자 다른 정상인 학부모들이 “그 청소부 아줌마는 왜 청소하러 안 나오느냐?”는 등 자녀가 듣는 데서 말로 상처를 주고 여러 가지 모욕적인 말을 건네곤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평소 정상인들이 무심코 던진 말에 상처를 받은 경험 때문에 이번 일촌 맺기 캠프에서도 장애인 가정이 쉽게 마음의 문을 열지 않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계속 그들을 진심으로 섬겨주고 그들의 마음을 이해하며 이야기를 들어주니 차츰 친밀한 관계 속에 좌절했던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회복하고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행복해하며 캠프활동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이었다.
레크리에이션을 하면서 모두 하나 되어 즐겁게 지내는 동안은 정말 누가 장애인인지 비장애인인지 구분할 수 없을 만큼 모두가 한마음으로 즐겁게 뛰고 뒹굴었다. 그들과 함께 웃고 즐기다 보니, 그들도 우리와 똑같은 감정과 생각이 있는 사람들인데 우리가 편견으로 그들을 대하기 때문에 그동안 움츠러들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들도 분명히 하나님의 사랑을 받기 위해 태어난 존재니 하나님께서 그들을 사랑하시듯이 우리가 모두 편견 없이 그들을 섬기고 사랑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사회가 장애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들을 무시하고 상처 속에 그냥 내버려 둔다면, 그들은 점점 더 움츠러들고 좌절해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고 삶 자체를 힘들어하지 않을까 걱정스러웠다. 사실 우리 사회는 약자에게 냉담하다. 강자 앞에서는 약자가 되고 약자 앞에서 강자가 되는 현실이지만 예수를 믿는 우리 크리스천만큼은 약자인 그들을 이해하고 섬기고 하나님 사랑으로 보살폈으면 좋겠다.
이번 캠프를 통해 장애인 두 가정이 우리 교회에 등록했다. 아직은 믿음이 없지만 우리의 섬김을 통해 그들이 예수님을 알고 하나님 사랑 안에서 성장하리라 믿는다.
위 글은 교회신문 <209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