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주님의 뜻에 맞는 기도

등록날짜 [ 2010-10-04 23:13:13 ]

지역식구 임종 모습 보며
영혼 사랑 다시 깨닫게 돼

지난 5월, 우리 지역에 지난해 위암 진단을 받고 지역식구의 전도로 우리 교회에 처음 오신 분이 있었다. 항암주사로 치료받으면 완치된다는 의사의 진단에 희망을 걸며 항상 웃으며 반겨주던 분이셨다. 하지만 항암주사를 마지막으로 맞은 후, 식사를 전혀 못해 다시 병원에 재입원했다. 교구장님과 일주일에 두 번, 또는 세 번씩 병원 심방을 다녔다.

모습을 보이기 싫은지 우리가 오는 것조차 싫어했다. 그러나 예수의 복음을 전하기 위해서, 끝까지 악한 영과 싸워서 이길 수 있도록 심방은 계속 이어졌다. 병원에서 두 주밖에 못 산다는 진단을 받고 한 달이 넘어 7월이 되었다. 몸은 부어가고 얼굴에 황달이 심해져 통증이 올 때마다 진통제로 생명을 이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심방을 갔더니 얼굴 앞에 큰 비닐봉지 속에 얼마나 많이 토해놓았는지 하얀 휴지가 쌓여 있고 얼굴은 황달이 더욱 심해졌다. 계속 기도하며 악한 영을 몰아내는 기도를 하는데 황달이 서서히 없어지면서 얼굴이 편안해졌다. 

“지금 임종해도 무섭지 않죠?” 고개를 끄덕인다. “우리보다 조금 더 일찍 천국에 가시는 거예요. 그곳은 눈물도 없고 고통도 없어요. 먼저 가셔서 우리 위해 기도해주세요. 지금 얼굴이 무척 예뻐서 천사 같아요. 정말 예쁘네요.”

짧은 대화였지만, 우리 속에서는 엄청난 영적 싸움을 하고 있었다. 그렇게 그분을 병원에서 보고 며칠 후 보호자와 통화를 했는데 마지막으로 본 3시간 만에 편안하게 임종을 했다고 했다. 주님께 감사 기도를 드렸다.

몇 년 전, 남편 친구의 아내가 희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때 너무 젊어서 죽어가는 모습이 안타까워 살려달라고 주님께 애타게 기도를 드린 적이 있다. 아이들도 아직 어리니까 주님께 살려달라고 울면서 애타게 기도를 드리고 있는데 마음속에서 이미 주님께서는 그 영혼을 데려가려고 뜻을 정했는데 내 고집과 생각으로 기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기도가 얼마나 교만이었는지 알게 해주셨다. 내가 그 영혼을 사랑하는 것보다 주님은 더 많이 그 영혼을 사랑하고 계시고 그 영혼의 유익을 더 잘 알고 계신다는 것이다. 똑같이 영혼 사랑하는 기도였지만 주님과 내 생각은 전혀 다른 기도였다. 침상에서 내 교만함을 알고 주님께 통곡하며 회개했다.  

혹 우리는 때로 주님과 뜻이 맞지 않게 기도하고 있지는 않은지 기도하면서 나를 살펴야 할 것 같다. 그러기에 우리의 기도는 성령의 인도하심에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 주님과 뜻이 같을 때 주님의 일에 쓰임받고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하고 영광스러운 일인지 모른다. 그러기에 주님께만 감사요, 주님께만 영광이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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