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 천하보다 귀한 아이들을 보며

등록날짜 [ 2010-11-08 21:44:05 ]

교회학교 고등부를 졸업한 후, 언제나 마음 한구석에 교사에 대한 사모함이 깊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선생님들께 받은 관심과 사랑이 무척이나 컸기에 내가 받은 그 사랑을 돌려주고 싶고 또 그 사랑을 전하는 자가 되고 싶어서 교사를 지원한 지 어느덧 4년째다.

하지만 요즘 아이들을 볼 때면 마음이 무척 아프다. 질풍노도의 시기인 십 대들의 범죄는 끊이지 않고 갈수록 더 잔인해지고 갈수록 증가하는 현실이다. 그들에게 주님의 사랑이 들어간다면 그토록 방황하고 타락하지는 않을 텐데 하는 마음에 발을 동동 구를 만큼 안타깝다.

중등부 신입반 교사로 몇 해 동안 섬기면서 여러 가지로 복잡하고 힘겨운 환경에 처한 아이들을 만나면서 울기도 참 많이 울었다. 지금은 애절하게 전하시는 목사님의 설교 말씀을 진심으로 받아들여 은혜 받지만 며칠 후면 또 어디로 튈지 모르는 아이들. 이 세상 문화와 죄 속에서 매번 쓰러지고 좌절하는 아이들. 결국 반복하는 좌절과 무디어진 죄성으로 인해 결코 변하여 새사람이 될 것 같지 않은 아이들.

하지만 ‘사랑과 기도는 모든 것을 초월한다’는 것을 올해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올해는 유독 우리 반에 사랑과 기도가 많이 필요한 아이들이 많았다. 사람들이 보기에는 도무지 어찌해볼 수 없는, 가능성이라고는 조금도 보이지 않아 걱정하던 아이들을 하나님께서는 변하게 하셨다. 처음에는 그 아이들을 볼 때마다 목 놓아 많이 울었다. 하지만 주님의 심정으로 기도할 때 점점 변화되는 것을 보면서 기도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으며 역시 기도밖에 없다는 것을 체험하고 있다.

수십 번 가출하고 방황하다가 어머니의 손에 이끌려 우리 교회를 찾았으나 여전히 가출을 거듭하던 아이가 이젠 새사람 돼서 공부하겠다고 하고, 부모님과 친구들과의 관계가 좋지 않아 심한 우울증에 괴로워하던 아이를 하나님께서 붙잡아 주셔서 지금은 신앙생활은 물론 가정생활, 학교생활까지 열심히 잘하고 있다. 또 어떤 아이는 졸업을 몇 달 안 남긴 상황에서 학교를 그만두겠다고 고집을 피웠지만 주님의 은혜로 다시 학교에 잘 다니고 있다.

나는 특히 지난여름에 열린 흰돌산수양관 하계성회를 잊지 못한다. 한 아이는 성회에 절대 갈 상황이 아니었지만 하나님의 강권적인 은혜로  참석해 무척 많이 변했다. 지금도 그 아이가 울며 기도하던 모습, 이제는 변할 거라고, 노력할 거라고 했던 말들이 내 가슴 깊이 남아 있다.

가끔 이런 아이들의 모습에 비친 내 참모습을 본다. 하나님께 순종하지 못하고, 그 사랑 안에 온전히 거하지 못하는 내 모습을 보고 안타까워하실 하나님의 심정을 이 아이들을 통해 깨달으니 감사하다.

생각해보면 내가 아이들에게 준 사랑보다 아이들이 내게 준 사랑이 더 크다. 나를 믿고 따라와 주고, 언제나 내 곁에서 사랑한다고 말해주는 아이들의 속삭임이 참으로 따스하고 고맙다. 또 메말랐던 내 삶이 중등부에 와서 아이들 덕분에 많이 웃고 지낸다.

주님 안에서 점점 새롭게 변하는 아이들을 볼 때, 또 성장하는 아이들을 볼 때 무척 즐겁고, 그 아이들과 함께하는 시간이 행복하다. 내년에도 하나님이 내게 맡겨주신 천하보다 귀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전하며 기도하는 교사가 되고 싶다.

위 글은 교회신문 <21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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