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며 사랑하며 나누며]교만한 나를 내려놓으며

등록날짜 [ 2010-12-22 13:35:08 ]

우리의 신앙생활은 나를 내려놓는 삶의 연속이라 생각한다. 며칠 전, 예배실장님에게 문자가 왔다. 지역장 직분을 축하한다며, 1월부터 예배안내로 협조해줄 것을 부탁하셨다. 바로 전화를 했다. “실장님, 저는 머리가 긴데요~.” 안내위원은 짧은 머리를 하든가 아예 머리를 묶어서 내려오지 않게 정리해야 하는데, 난 그런 머리스타일이 마음에 안 들었다. 하지만 교회 안내실의 방침이니까 어쩔 수 없는 일이기에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 이제 나의 개성도 내려놓아야 하는구나!’

우리 교회에 등록한 지가 1989년 4월쯤이니 20년도 더 지났다. 고등학생 시절, 담임목사님을 통하여 하나님의 살아 계심을 체험하고 성령도 받았다. 주님의 은혜로 고등부와 대학시절을 MT나 미팅 등에 한 번도 참석하지 않으며 나름 믿음을 지켰고 대학 졸업 후에도 청년회 부.차장으로 충성했다. 당시에는 감사함으로 감당했지만, 계속되는 철야기도에 때로는 지치고 신앙생활에 전력을 다하느라 경제적인 여유를 가질 수 없었기에 결혼 후에는 무조건 쉬고만 싶었다. 교회 내에서 직분도 맡고 기도도 한다고 했지만 내 중심이 이렇다 보니 자아가 나아만(왕하5장)처럼 높아져만 갔다.

설교를 통해 지성과 감성과 인격의 만족을 추구하려 하니 타성에 젖고 예배 시간이 지루하고 점점 신앙생활의 성벽이 높아져 갔다. 세상에서는 인정받았지만 그것으로 만족이 안 돼 사회적 지위와 부유를 위해 사업을 계획하며 일 년 전부터 공부를 시작했고 내년에 사업을 열 예정이었다. 하지만 하나님께서는 올 여름 무렵부터 여러 사람을 통해 내게 주의 일에 대한 새로운 마음을 주셨다. “많은 사람이 빨리 왕래하며 지식이 더하리라” 다니엘 12장 4절 말씀처럼 세상의 급변함이 마지막 때라는 생각이 피부에 와 닿았다. 나를 보고 가족을 돌아보니 금식하고 울며 애통함으로 기도해야 하는데, 눈물이 나오지 않았다. 그러면서 담임목사님의 애절한 설교 말씀이 심령을 두드리기 시작했다. 이성의 만족이 아닌, 내 영혼이 살기 위해 설교 말씀을 들으니 그 메시지가 다시 생명이 되었다.

사실 우리 목사님은 세상 지식도 많으시고 유머도 잘하는 분이시다. 그렇지만 복음을 위하여 절제하시고, 지식의 말로는 영혼을 살릴 수 없기에 예수 보혈의 복음만 전하신다. 오직 예수 피만 말씀하시는 목사님이 새삼 감사하다.

고집불통인 나를 끝까지 품으시고 사랑으로 기다려 주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리며 목사님께도 참으로 감사를 드린다. 이제 나의 생각, 계획을 주님 앞에 내려놓는다. 이처럼 부족한 자를 주님이 쓰시겠다 하시니 눈물겹도록 감사하고, 이제 다시는 주님을 아프시게 하고 싶지 않다.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많은 열매를 내서 주님을 기쁘시게 할 수 있기를 기도드린다.

위 글은 교회신문 <222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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