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01-10 13:59:00 ]
시각장애인으로 조지 W. 부시 대통령 시절 백악관 국가장애위원(차관보급)을 지낸 강영우 박사가 최근 췌장암 말기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고 가까운 지인들에게 메일을 보냈다.
메일 내용을 보면 강 박사는 어린 시절 두 눈을 잃고, 부모도, 누나도 잃어 고아가 됐지만, 하나님의 인도로 지금의 자기가 있다고 고백한다. 그는 실명했을 때도 낙심하기보다는 ‘열심히 공부하여 하나님의 도구로 살겠다’고 결심했던 것을 회상한다. ‘두 눈을 잃었기에 한평생 사는 동안 너무나 많은 것을 얻었다’는 그는 ‘이 순간까지도 하나님의 축복으로 주변을 정리하고 사랑하는 사람과 작별할 시간도 허락받아 감사하다’고 말한다.
만약 내게 강 박사와 같은 상황이 일어난다면, 나는 과연 하나님께 감사하며 죽음을 맞이할 수 있을까 생각해 보았다. 죽음이 멀리 있는 것이 아니고 언제나 바로 내 곁에서 일어날 수 있는 것인데도 왜 두려움이 생기는지…. 더구나 그리스도인은 죽음 이후 하나님과 하늘나라에서 영원히 살 수 있는데 말이다. 그만큼 하나님에 대한 믿음이 부족한 것은 아닌지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된다.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언제부턴가 하늘의 소망보다는 하나님을 믿으면 이 땅에서 건강하고 행복하게 잘살 수 있다는 세상의 복만을 생각하는 듯해 씁쓸하다. 또 가족이나 자신이 중병에 들거나 어려운 문제에 부딪히면 그제야 발을 동동거리며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여 병을 고치거나 어려운 문제를 해결하려고 한다.
그렇게 하는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럴 때 신앙의 중심에 주님이 아닌, 자신이 바라는 것을 두고 그것을 목표로 삼는 것을 신앙생활이라고 착각하는 것을 경계하는 것이다.
입으로는 주님이라고 하면서 내심 주님을 진정한 주님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뤄주는 분으로만 생각하는 것이 아닌지....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주님이라고 부를 때는, 우리 자신이 그분의 종이 되고 그분이 원하시는 일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주님께서 십자가에서 죽으심으로 우리 죄를 사해주셨고 이제 성령으로 우리 안에 들어와서 우리를 통해 주님이 원하는 일을 하고 싶어 하시기 때문이다. 그런데 과연 우리는 얼마나 주님이 이끄는 거룩한 삶을 살려고 했는가, 그리고 얼마나 주님이 우리 삶의 주인이 되시게 순종했는가?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그런즉 이제는 내가 산 것이 아니요 오직 내 안에 그리스도께서 사신 것이라 이제 내가 육체 가운데 사는 것은 나를 사랑하사 나를 위하여 자기 몸을 버리신 하나님의 아들을 믿는 믿음 안에서 사는 것이라”(갈2:20).
이것이 유니언 크라이스트(Union Christ), 바로 그리스도와 진정으로 연합하는 것이다.
매일매일 주님이 주신 환경에서 주님과 연합한 진정한 유니언 크라이스트가 되고 싶다. 2012년 한 해는 나 자신이 나의 주인이 아니고 예수가 내 삶과 신앙의 주인이 되시는 거룩한 삶을 살고 싶다.
/고영대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7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