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오직 은혜(Only Grace)로

등록날짜 [ 2012-05-29 10:37:08 ]

장자(莊子)가 어느 날 꿈을 꾸었다. 그는 꿈속에서 나비가 되어 꽃들 사이를 즐겁게 날아다녔다. 그러다 문득 눈을 떠 보니, 자신은 틀림없이 인간 장주(莊周)가 아닌가. 그러나 이것이 장주가 꿈에서 나비가 된 것인지, 아니면 나비가 꿈에서 장주가 된 것인지, 그 어느 쪽이라고 말할 수 없었다.

장자의 ‘호접몽’을 생각하다 보니 우리 인생도 영원한 하늘나라에서 바라보면 한순간의 꿈에 지나지 않는 것이고, 이 세상은 하늘나라의 모형으로 창조되어 인간 구원 사역을 완성하기 위한 무대 세트인 것 같다.

아담과 하와, 선악과, 타락, 가인과 아벨, 노아 홍수의 심판, 아브라함, 이스라엘, 예수로 이어지는 장대한 하나님의 구원 역사는 오직 하나님께서 모든 것을 계획하시고 진행하신 하나님의 은혜(작품)임을 알게 된다.

성부 하나님은 아담으로부터 시작하여 모든 인류를 수장(水葬)한 노아 홍수 심판을 거쳐 믿음의 조상 아브라함과의 언약으로 이스라엘 민족을 만드셨다.

그리고 한낱 흙덩어리에 불과한 피조물 인간을 구원하려고 성자 하나님께서 육신을 입고 이 세상에 내려오셔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으시고 첫 열매로 부활하셨다.

마지막으로 성령 하나님은 구원 받을 이들을 찾아가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구원 받게 해주시며 하나님이 주신 은혜의 진리에 감사와 찬송을 드리게 한다.

그런데도 우리는 하나님의 은혜를 잊어버린 채 가인처럼 하나님 앞에 그동안 열심히 쌓아온 신앙의 결과물을 내놓고 이 세상에서 평안하고 몸 건강히 잘살게 해달라는 응답을 너무 많이 바라며 신앙생활 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하나님은 우리가 이 세상에서 평안히 건강하게 잘사는 것을 원하시는 것이 아니고, 죄 덩어리인 육신의 소욕을 하나님의 말씀으로 날마다 십자가에 못 박아야 하는 죄인 중의 괴수임을 깨닫길 원하지는 않으실까. 그리고 오직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함으로 우리 일상을 통해 예수의 흔적이 나타나는 삶을 원하고 계시는 것은 아닐까.

그런데 언제부터 한국의 기독교는 세상 종교와 비슷하게 기복적이고 신비적인 것을 좇는 종교로 변질해가고 있다. 우리가 기독교를 우리의 욕심과 욕망을 이루는 수단으로 여기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은혜는 사라지고 종교적인 율법과 종교의식만이 남을 뿐이다.

만약 오늘날 이 땅에 예수님이 오시면 우리가 정말 예수님을 하나님의 아들로 알아볼 수 있을까? 우리가 예수를 알기 위해서는 하나님의 말씀을 통해 진리이신 예수를 십자가에서 만나야 한다.

우리의 구원은 하나님의 말씀을 모두 지켜 하나님 앞에서 의인이 되는 것이 아니라, 오직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보혈을 만나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하나님 은혜로 구원 받은 자들은 오직 하나님 은혜로 예수의 분량만큼 믿음이 장성해가며 그 은혜로 영원한 하나님 나라에 들어가 하나님께 영광의 찬송을 드리며 영원토록 사는 것이다.


/고영대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29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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