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2-10-09 10:26:59 ]
일본 기업에 스카우트되어 오사카에 온 지도 벌써 7개월째에 접어들었습니다. 낯선 환경과 문화에 많이 적응되었지만, 내년으로 예정된 한국 지사 발령을 기다리는 마음은 벌써 한국에 가 있는 듯합니다.
일본에서 살아 보니 일본의 많은 청년이 기업에 취업하지 않아서 사회 문제가 되고, 기업을 이끌어가야 할 인력 인프라가 급격히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는 소식을 종종 듣습니다. 일본 청년들이 취업을 꺼리는 이유는 취업하면 그 순간부터 기업이라는 틀 안에서 간섭받고 자유를 누리지 못한다는 인식이 깔려 있기 때문입니다. 그 대신 아무에게도 간섭받지 않는 아르바이트를 선호합니다. 실제로 아르바이트를 2~3개 정도 하면 웬만한 기업에서 받는 급여와 별로 차이가 없고, 오히려 더 많은 돈을 벌 수도 있습니다.
그 간섭 없는 삶을 살려고 결혼도 하지 않고 부모 집에 얹혀살며,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살아갈 수 없을 정도로 미래가 불투명한 청년들이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즉, 단순히 먹고사는 데 필요한 행위 이외에는 다른 어느 것에도 관심이 없고, 무언가 하고 싶은 의지도 없습니다.
성인이 되었으면서도 어린아이같이 부모에게 안겨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지는 세상이 된 것이 무척 안타깝습니다.
성경 속 인물 대부분은 자의든 타의든 자신의 처소를 떠났을 때 하나님께서 예비하시고 역사하시며 사용하시는 경험을 합니다. 아브라함은 “본토 친척 아비 집을 떠나 내가 네게 지시할 땅으로 가라”(창12:1) 하는 말씀에 순종해서 처소를 떠났을 때, 수많은 믿음의 자손의 뿌리가 되었습니다. 요셉이나 다니엘, 예수 그리스도의 제자들, 수많은 선교사가 하나님의 계획하심에 따라 자신이 살던 곳을 떠나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경험하였습니다. 당장 눈앞의 편안함을 뒤로한 채 복음 증거, 즉 세상을 바꾸는 고난의 길을 택한 것입니다.
우리의 삶과 신앙생활도 이와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지금의 인생과 신앙에 “만족하다, 충분하다”라는 것으로 안위한다면, 하나님을 깊이 경험하기는 어려울 것입니다. 우리 연세중앙교회에는 하나님 말씀, 신앙의 동역자, 심방으로 섬겨 주는 이가 많습니다. 신앙생활 하기에 환경이 매우 풍요롭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풍성한 환경에 속해 있는 것만으로 내가 신앙생활을 “잘한다. 괜찮다” 안주하고 있지는 않은지, 자문(自問)하길 권합니다.
자신의 삶과 신앙생활은 누군가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과 자기 자신의 일대일 관계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이기에 매일매일 하나님과 관계를 점검하며 살아야 합니다.
또 자신의 연약함 때문에 지레 겁먹고 포기하지 않아야겠습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누구보다 든든한 성령께서 함께하시기 때문입니다. 우리 주님은 무소부재 하시고 전지전능하신 지혜로 훌륭한 멘토가 되어 주십니다. 지구촌 곳곳에 사는 많은 청년이 도전정신을 품고 결단과 행동으로 나아가 하나님의 역사하심을 체험했으면 좋겠습니다.
위 글은 교회신문 <30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