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저는 주일에는 뛰지 않습니다”

등록날짜 [ 2012-11-20 13:35:06 ]

영국 육상 금메달리스트 에릭
철저한 신앙으로 평생을 헌신

4년마다 열리는 스포츠축제인 올림픽이 지난 7월 28일 영국 런던에서 열렸다. ‘경이로운 영국(Isles of Wonder)’이란 주제로 펼쳐진 개막식은 영화 한 편을 보는 것 같았다. 그중 인상에 남는 것은 1981년 제작한 영화 ‘불의 전차(Chariots of Fire)’ 주제곡을 소개하는 장면이었다. 이 음악은 런던올림픽 시상식마다 배경음으로도 연주되었다.
 
‘불의 전차’는 실존했던 영국인 육상 영웅 두 명이 1924년 제8회 파리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기까지 그들의 땀과 열정을 아름답게 그려낸 영화다. 두 주인공 중 한 명은 유대인이기에 당해야 했던 천대와 멸시를 이겨내려고 공부든 운동이든 최고가 되려고 열정을 불태우는 해럴드 아브라함이다. 다른 한 명은 중국 선교사 아들로 중국에서 자란 스코틀랜드인 에릭 리델이다.

영국을 구성하는 연합왕국 중 하나인 스코틀랜드는 전쟁으로 좌절과 실의에 빠져 있었다. 에릭은 영국 육상 대표로 뽑혀 올림픽 준비에 여념이 없었지만 복음을 전해달라는 요청에 고국인 스코틀랜드에서 운동과 전도로 바쁜 시간을 보낸다.

“저는 어렸을 때 큰 병에 걸려 앉은뱅이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부모님과 저는 하나님께 기도했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튼튼한 다리를 달라고 말입니다. 그 기도의 응답으로 제가 이 자리에 있습니다.”

에릭의 전도로 큰 부흥이 일어났다. 많은 곳에서 초청이 와서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바쁜 사람이 되었다. 어느 날 코치가 에릭에게 말했다. “얼마 후에 영국 선수권 대회가 있는데 전도를 중단할 수 없겠는가?” “제가 전도를 해도 기록이 떨어진 적이 없어요.” 이 장면에서 채소만 먹고도 건강해진 다니엘과 세 친구가 생각났다.

영국 100m 대표 선수로 출전한 에릭에게 가장 큰 시험이 기다렸다. 100m 예선이 주일로 잡혔다. 에릭은 망설임 없이 다음과 같이 선언했다. “저는 주일에는 뛸 수 없습니다.”  모든 사람이 에릭을 비난한다. 국가대표가 뛰지 않겠다고 하니 얼마나 많은 비난했겠는가. “편협하고 옹졸한 위선자!” “조국의 명예를 버린 배신자!” 심지어 영국 황태자까지 나서 설득하지만, 에릭은 움직이지 않았다.

결국, 100m 결선에서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인 해럴드가 금메달을 목에 건다. 하나님은 에릭에게 큰 반전을 준비하셨다. 에릭이 400m 대표로 출전해 당당하게 세계 신기록을 수립하고 금메달을 딴다. 올림픽 영웅이 된 해럴드는 법률가, 언론인, 체육회 원로로 존경받다가 1978년에 생을 마감했다.

에릭도 최고 영웅으로 영광을 누리며 여유 있는 삶을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는 중국 선교사로 떠났고 1938년 중국을 침략한 일본군에게 붙잡혀 수용소에 억류됐다. 그는 쥐와 파리가 들끓는 포로수용소에서도 끊임없이 복음을 전했다. 전쟁이 끝나기 6개월 전인 2월 21일 에릭은 하늘나라로 갔다.

고난과 역경이 있더라도 예수 그리스도의 삶을 살고자 한 에릭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큰 울림이 된다.

위 글은 교회신문 <314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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