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10-01 10:09:01 ]
각종 미디어에서 심심찮게 소개하는 영업의 달인들에게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그들은 한목소리로 “영업을 할 때에도 상대방에게 진심을 보여야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영업사원도 상대에게 진심으로 대해 마음을 사로잡는데, 하물며 영원히 변하지 않는 진리인 복음을 전하는 교회학교 교사가 일 년에 한 명도 전도하지 못할 정도로 사람 앞에, 주님 앞에 진심을 보이지 못한 점이 참으로 부끄러웠다. 올해도 상반기까지 아무도 전도하지 못한 초라한 나를 발견했다. 전도해야 한다고 다짐은 해 보지만, 전도가 말처럼 쉬운 일은 아니었다.
매주 토요일, 다른 교사들과 함께 심방과 전도하는 곳이 있다. 이 지역은 우리 교회와 가까워 주민 대부분이 우리 교회를 알고, 적어도 한 번쯤은 우리 교회에 와 본 사람들이다. 그런 사람들에게 전도하기란 더욱 어려울 듯했다. 하지만 비신자 가정을 대상으로 기도와 심방에 중점을 두고 거리에 나서면서부터 변화가 찾아왔다.
매주 방문하던 아파트 단지에서 학생 한 명을 만나고 이어 남매 셋을 만났다. 아파트 단지에서 만난 한 학생은 부모님이 절대로 교회에 못 가게 해서 지금껏 교회에 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그런데 뜻밖에도 그다음 주일, 그 아이가 교회에 가기로 약속한 장소에 나와 기다리고 있었다. 그 후, 지속적으로 그 아이 집에 찾아가 만남을 이어 갔다. 여름성경학교에도 참석해 설교 말씀을 듣고 기도하다가 예수님을 만났다.
또 주일 오전에 아이들을 교회에 데려오려고 차로 이동하던 중 아파트 단지에서 놀고 있는 세 아이를 발견하고 같이 교회에 가자고 말했다. 흔쾌히 승합차에 올라탄 세 남매는 지금껏 결석 없이 매주일 영어예배에 출석하고 있다.
삼남매는 어머니가 필리핀으로 떠나서, 아버지와 아흔이 가까운 할머니랑 산다. 처음에 할머니와 아버지는 내가 남자이다 보니 의심에 가득찬 눈빛으로 쳐다봤다. 하지만 주말마다 할머니를 찾아뵙고 친근하게 인사드리면서 교회신문, 찬양CD를 드렸다. 또 주일에 아이들 간식을 챙겨 줄 때 할머니 간식도 꼬박꼬박 챙겨드렸다. 그랬더니 어느 날, 할머니께서 내 손을 꼭 잡으시며 “6.25 때 죽은 남편이 지금 살아 있으면 장로가 되어 있을 텐데...”라고 하셨다. 할머니도 그 당시 남편 따라 새벽예배에 다녔다고 말씀해 주셨다. 지금은 할머니께서 매주일 아침 손수 아이들을 챙겨 예배에 보내 주시고, 내게 세 남매의 아버지를 전도해 달라고 부탁하신다. 할렐루야!
‘시작이 반이다’라는 말이 있다. 주인정신을 가지고 목표 달성을 위해 열심히 노력할 때, 이미 목표의 절반은 달성했다고 본다. 전도는 시작이 일단 밖에 나가 전하는 것이라면, 나머지 절반은 쉼 없는 기도다. 시간이 좀 더 요구되는 관계전도라고 하더라도 일단 어렵다는 생각을 버리고, 진실한 마음으로 가족과 이웃에게 다가가기를 당부한다. 또한 내 생각, 내 방법을 버리고 주님의 목소리를 듣고 행동하는 당사자가 되어 남은 한 해도 하나님과 관계가 활짝 열리기를 소망한다.
/김규식 교사(요셉부)
위 글은 교회신문 <3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