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3-11-27 09:27:39 ]
작은 머리에 넓적한 몸통을 한 수생곤충 물자라. 연못이나 늪 등 고인 물에서 사는 물자라는 짝짓기 후 암컷이 수컷 등 위에 많은 알을 낳는다. 알을 지고 물 위에 동동 떠다녀 ‘알지게’라는 별명을 가진 물자라는, 20여 일을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천적의 위협과 온갖 악조건을 견디며 알을 보호한다. 새끼가 태어나면 물가에 아이를 업어 눕히듯이 조심스레 부화를 돕는다. 진자리 마른자리 갈아 뉘는 엄마와 같은 모습이 부성애로는 최고봉이라 할 수 있다.
얼마 전, 신문에서 고3 학생들이 논술 고사를 치르고 나오는 모습을 보았다. 사진에 학생들과 함께 나오는 어머니들 모습을 보고 적잖이 놀랐다. 자녀가 무사히 시험을 치르고 나오길 마음 졸이며 기다린 엄마들의 마음이 전해졌다고 할까. 12년 공부 결과가 시험 한 번으로 당락이 결정될 때, 부모 마음도 학생과 같으리라며 짠하게 느껴졌다.
입시철이 되면 학부모들의 마음도 덩달아 분주해져 사교육 현장을 기웃거리는 모습은 흔한 일이다. 자녀가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영어, 예체능 등을 가르쳐 아이의 달란트를 계발해 우수한 학생으로 만들겠다는 사명감에 남보다 먼저 고액을 들여 발 빠르게 움직인다. 과열된 입시 전쟁이, 어떻게 하면 남보다 편하게 느껴지는 논술로 수시 입학할 수 있을까 앞당겨 고민하도록 촉진제 역할을 한다. 입시 정책이 자주 변하는 이유도 있지만, 사회적 분위기와 남들 다 한다고 무작정 따라 하는 것은 경제적 손실 등 부작용도 따를 수 있다.
우리 어릴 적엔 책을 소리 내어 읽게 했는데, 이는 정확한 발음과 말하기 훈련의 효과가 있단다. 책을 읽으면 독해력이 좋아지고, 꾸준히 읽으면 창의력과 사고력이 향상한다. 결국 서술형 평가가 많아지고 있는 학교 시험에도 대비하고 학습 능력도 키울 수 있다.
기독교인이라면 무엇보다 어릴 때부터 성경으로 읽기 지도를 하는 방법이 바람직하겠다. 엄마 무릎에서 또는 잠자기 전에 책 읽는 소리를 들으며 자란 아이는 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 책을 싫어하고 읽기 힘들어하는 아이는 단계를 낮춰 매일 조금씩이라도 부모가 함께 읽어주면서 책 읽는 습관을 지니도록 지도해야 한다.
책을 폭넓게 읽으면 배경지식이 확장된다. 책으로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 곳곳을 여행하며 역사, 과학 등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습득할 수 있다. 책 읽기 좋아하는 아이는 방법만 가르치면 쓰는 일도 자신 있게 한다. 우리 아이는 책만 읽고 공부는 안 한다고 걱정하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열매는 성실과 인내의 시간이라는 첨가제가 있어야만 맺어지는 법이다.
책을 많이 읽는 아이라면 일기나, 친구에게 책을 권하는 편지 쓰기 등으로 꾸준히 쓰는 연습을 해보는 것도 학습 능력을 높이는 데 적극적인 활동이 될 것이다.
논술은 사고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므로 왕성한 책 읽기로 배경지식을 키워 주제에 대한 이해력을 높이는 공부가 중요하다. 물자라의 부성애처럼, 하나님께서 주신 아이에게 학습의 기초가 되는 독서로 모성애를 마음껏 발휘하고 장래를 대비하는 방법도 괜찮을 것이다. 성경을 읽어 주며 말씀대로 살도록 하는 것 두말할 나위 없다. 어린 시절에 책 읽는 즐거움으로 나중에 치열한 입시 경쟁에서 논술로 무사통과하는 영광을 볼 수도 있지 않을까?
/이진숙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6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