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악(惡)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자

등록날짜 [ 2014-05-13 10:35:30 ]

작곡가 사무라고치 마모루(佐村河內守). 그는 ‘현대의 베토벤’이라 불리는 사나이였다. 원폭(原爆) 피해자의 아들로 태어나 독학으로 작곡을 배웠고, 서른다섯에 청력을 잃었다. 절대음감과 진동에만 의지해 18년 동안 작품 20여 곡을 남겼다.

사무라고치의 작품 중 ‘교향곡 1번 히로시마’는 2008년 히로시마에서 열린 G8하원의장 회의 기념 콘서트에서 초연된 뒤 CD가 18만 장이나 팔렸다. 지난 2월, ‘사무라고치의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그는 일본 국민에 신화였다.

도호가쿠엔 대학 작곡 전공 강사인 니가키 다카시(新垣隆)는 “사무라고치의 작품은 돈을 받고 모두 내가 써 준 것”이라고 폭로하며 자신도 공범이라고 밝혔다. 사무라고치가 이를 사실로 시인하자 일본열도는 허탈감과 충격에 빠졌다. 니가키는, 18년 전에 지인을 통해 사무라고치에게 영화 음악을 의뢰받은 것이 첫 만남이었다고 고백했다. 뒤늦게 사실을 공개한 이유는 “몇 번이고 (대리 작곡을) 그만두자고 사무라고치에게 이야기했지만, 그는 듣지 않았다”며 “더는 세상을 속이고 싶지 않았다”고 말했다.

청력 상실도 거짓, 작곡도 가짜, 자신을 미화한 자서전도 허위. 사무라고치가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겪은 고뇌를 담은 방송사 다큐멘터리에 대해서도 니가키는 “연기를 한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니가키가 기자 회견을 한 뒤 며칠 후, 사무라고치도 기자 회견을 했다. 이들의 기자회견을 보면서 나는 그들이 나쁘다고 손가락질할 수 없었다. 사람이 볼 땐 거짓의 크고 작음이 있을 수 있지만, 하나님 앞에선 모두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다.

처음 인간 아담과 하와 앞에 나타난 사단은 거짓의 아비(요8:44)다. 사단은 하와가 전혀 생각지 못한 솔깃하고 그럴듯한 제안을 했다.

“너희가 그것을 먹는 날에는 너희 눈이 밝아 하나님과 같이 되어”(창3:5).

마치 하나님께서 인간에게 무엇인가를 얻지 못하게 하시려고 에덴동산 중앙에 있는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고 말씀하셨다는 투로 속삭였다. 사단은 하와에게 처음 말을 걸 때부터 하나님의 말씀을 왜곡했다.

“하나님이 참으로 너희더러 동산 모든 나무의 실과를 먹지 말라 하시더냐?”(창3:1).

이렇듯 사단은 지금도 동일하게 하나님 말씀을 교묘하게 왜곡하고 뒤바꾸어 자기를 숭배하게 한다. 인간의 욕구와 탐심을 교묘히 이용한다. 사단이 한 왜곡과 거짓에 속아 죄를 지은 대가로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 그리스도께서 십자가에 못 박혀 죽는 잔인한 형벌을 당해야 했다.

하나님께서 “내 마음에 합한 사람이라”(행13:22)고 한 다윗도 사무엘상 22장에 거짓말로 위기를 모면한 장면이 기록되어 있다. 다윗이 제사장들의 성읍 놉에서 제사장에게 거짓말로 음식과 무기를 구하는 이야기다. 제사장 아히멜렉은 다윗에게 속았지만, 이 일 때문에 놉에 있는 제사장 85명과 동네 성읍에 있는 모든 남녀와 아이, 젖 먹는 자와 소와 나귀 양이 사울의 목자 장이었던 도엑에게 도륙을 당했다(삼상22:17~19). 이처럼 거짓말은 남도 망하게 하는 위력이 있다.

사무라고치를 포함한 모든 인류는 ‘거짓’이라는 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오직 예수 그리스도만이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다(요15:6). 악은 모든 모양이라도 버리려는 마음가짐을 갖자(살전5:22).


/정한영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3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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