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4-05-20 10:58:35 ]
예수는 교회 다니는 사람이 섬기는 신일뿐이며 세상에 신은 없다고 생각하던 무신론자이던 내가 하나님의 은혜로 예수를 믿게 되고, 연세중앙교회에 출석한 지 벌써 2년째다. 구역예배 때 성경 구절을 찾지 못해 허둥대고 기도는커녕 주기도문도 외우지 못해서 더듬거리던 내가 장장 두 시간동안 기도하는 작정 기도회에 50일간 참여할 줄이야….
초신자여서 헤매던 일이 떠오르니 부끄럽기도 하지만 예수를 만난 첫사랑과 그때의 사모함이 되살아나는 기분이다. 이런 내게 교회 신문 ‘영혼의 때를 위하여’에서 ‘삶의 향기’ 원고 요청이 들어오자 고민하다가 담임 목사님의 “모두 주님이 하셨습니다”라는 말씀이 문득 떠올랐다.
초신자로서 겪은 작은 체험과 간증이 결코 나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님을 깨닫게 되었다. 그래서 작지만 소중한 내 경험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지난해 초등학교 1학년을 담임할 때 일이다. 새 학교에 발령을 받고, 거기다가 병아리 같은 1학년 학생들을 맡으니 ‘예수 믿는 사람으로서 예수의 향기를 풍기고, 전도도 열심히 해야지’라는 욕심이 앞섰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어떻게 예수를 전해야 할지 막막했다.
그래서 시작한 것이 식당에서 열심히 식사기도 하기다. 1학년 아이들을 데리고 학교 식당에서 식사를 받은 후 자리에 앉아 식사기도를 하면 아이들은 킥킥대며 웃기도 한다. 또 “우리 선생님 자나봐” “우리 선생님 화나셨나봐” 하며 신기하게 바라보았다. 그러면 나는 더욱 집중하여 기도한 후 궁금한 눈빛을 띤 아이들에게 예수님께 기도한다고 말해주었다. 그렇게 시간이 지난 후, 아이들에게 작은 변화가 생겼다. 교회 다니지만 기도하는 것이 부끄럽다며 기도하지 않던 아이들이 두 손을 모으고 기도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리고 우리 반 장난꾸러기 대장 아이가 갑자기 밥 먹기 전에 기도했다. 그래서 누구한테 기도했느냐고 묻자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예수님요” 하고 말하는 것이었다.
사실 예수님을 어떻게 전해야할지 모르는 초신자인 내가 교실에서 전도를 열심히 한 것은 아니다. 그냥 꾸준히 식사기도 하는 모습을 보이고, 아이들이 잘못한 일이 있을 때는 천국과 지옥을 얘기해 주는 정도였다. 정말 초라하고 작은 내 행동이지만 하나님께서는 기쁘게 받으신다는 것을 느꼈다.
아주 모범적인 행동을 하고 교회도 열심히 다니는 여자 아이가 있는데 하루는 그 아이의 교과서를 검사하다가 생긴 일이다. 교과서에 자기 소원을 적어보는 활동이 있었는데 그 아이는 거기다가 ‘공중에 들림받아 천국 가고 싶다’고 썼다. 그런데 더 감동적인 것은 그 아이의 짝꿍인 불신자 남자아이가 똑같이 쓴 것이다. 그래서 뒷날 그 남자 아이에게 물어보니 그 짝꿍 여자 친구를 좋아해서 자기도 예수 믿고 공중에 들림받아 천국가고 싶다는 것이다. 그 여자 아이는 짝꿍에게 자기 나름 전도를 한 것이다. 나는 그 순간 직장 동료에게 전도하지 못하는 내 모습이 부끄럽기도 하고, 내 마음속에 잔잔한 감동이 물결 치는 것을 느꼈다.
비록 지금 나는 교회를 나서면 세상 사람들과 똑같은 모습이지만 앞으로는 정말 예수의 향기를 풍기며 예수를 전하고 간증하는 사람으로 살고 싶어 졌다.
/김지은 성도
(66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3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