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청렴한 세상을 바라며

등록날짜 [ 2014-07-15 23:08:11 ]

세월호가 침몰한 지 어느덧 80여 일이 지났다. 300여 명이 배와 함께 가라앉는 비극을 우리 국민은 안타깝게 바라만 봐야 했다. 아직도 실종자가 남은 채로 시간이 지나고 있다. 인명 피해가 있는 대형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다양한 원인이 거론되지만 무엇보다 우리를 가장 안타깝게 하고 때로는 분노케 하는 점이 있다.

사고 예방에 앞장서야 할 담당 공무원이 부정에 연루되거나 대형사고의 발생 가능성을 고의로 묵과한 경우다. 공직자의 부정부패가 뉴스에 언급될 때마다 중소기업과 관련한 정부지원사업을 담당하는 공직원으로서, 나는 과연 하나님 앞에서 부정부패에서 자유롭게 살고 있는지 돌아본다.

성경에서도 부정부패와 유사한 사건이 나온다. 여호수아서에 등장하는 유다 지파 소속의 아간은 여리고 성을 함락하여 탈취한 물건을 하나님께 모두 바쳐야 하는데도 탐욕에 젖어 은과 외투와 금덩이를 몰래 숨겼다.

이로 말미암아 하나님께 온전한 도움을 받지 못한 이스라엘 민족은 아이 성 전투에서 패배했다. 결국 아간이 범인이라 밝혀졌지만 그가 죄를 범한 탓으로 서른여섯 명가량이 전투에서 생명을 잃고 아간과 그의 가족도 아골 골짜기에서 죽음을 맞았다.

사무엘상에서 사무엘을 키워 준 엘리 제사장의 두 아들, 홉니와 비느하스는 회막문에서 수종하는 여인과 동침하거나, 하나님께 드릴 제사물을 임의대로 가져다 먹는 등 제사장에게 주어진 권력을 남용하였다. 결국 블레셋과 벌인 전쟁에서 두 사람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다윗은 부하인 우리아가 전쟁에 나간 사이 그의 아내 밧세바와 동침했다. 또 이 사실을 숨기고 우리아의 아내를 정당하게 취하려고 충직한 부하인 우리아를 전장의 맨 앞에 일부러 세워 죽게 했다. 결국 이 일은 하나님 앞에 숨길 수 없는 일이 되어 다윗은 셋째 아들 압살롬의 모반으로 후궁들이 능욕을 당하고, 반란이 진압되기까지 쫓겨 다니는 신세가 되었다.

요한복음에서도 예수의 제자인 가룟 유다는 연보궤를 맡은 자로서 연보궤의 물건을 훔치던 자였다. 결국 유다는 예수를 은 30냥에 팔고, 죄책감에 짓눌려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

이 외에도 구약의 역사서와 선지서에는 뇌물과 관련된 구절이 30개 가까이 등장한다. 자신에게 유리한 이익을 취하려고, 재판 결과를 왜곡하려고, 선지자에게 거짓 예언을 하게 하려고, 정치적 적대 세력을 견제하고 망하게 하려고 뇌물이 사용되었다.

내게도 기업이나 지원기관 관계자들이 호의를 베풀려 할 때가 있다. “식사를 같이 하자”거나 “회사 소유의 콘도가 있으니 이용하시라”고 손을 내민다. 큰 규모는 아닐지라도 지원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서 겪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럴 때마다 공직자 윤리강령에 어긋나는 행동이므로 정중히 거절한다. ‘호의를 받아들였을 때 그 일을 제삼자에게 떳떳하게 말할 수 있는가?’라고 자문해 보면 옳은 일인지 그른 일인지 바로 분별할 수 있다.

무엇보다 내 속내까지 알고 감찰하시는 하나님 앞에 옳은 일인지를 생각한다. 또 하나님께서 의로운 사람의 손을 들어 주시고 의롭지 못한 재물과 권력에 욕심을 갖지 않아도 충분히 잘살게 해 주신다고 말씀하셨기에 담대하게 공적 업무를 집행할 수 있다.

부정부패의 결말은 비참하다. 하나님께서는 부패한 개인과 나라는 반드시 망하리라고 성경으로 말씀하셨다. 부정부패는 자신뿐 아니라 가족, 친지, 국가를 위기에 빠지게 하고 망하게 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 김현민 집사


 

위 글은 교회신문 <3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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