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똑바로 걷는 한 해가 되기를

등록날짜 [ 2015-01-06 12:00:01 ]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온전한 몸짓으로 똑바로 걷고 싶어요 주님. 기우뚱하긴 싫어요.”

 

이 찬양을 목 놓아 부르면서 온전한 눈과 온전한 생각으로 살고 싶다는 바람을 주님께 간절히 아뢴 적이 있다. 비록 육신이 멀쩡해서 잘 걷고 활동한다고 할지라도 내 마음과 생각이 하나님 앞에 비뚤고 온전치 못하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는 것을 잘 알기에.

 

똑바로 걷지 못하는 형제가 이 찬양을 하나님께 간절히 부른 적이 있다. 10여 년 전 흰돌산수양관 중.고등부성회 달란트대회에서. 그것은 마치 절규요 몸부림이어서 듣는 모든 사람을 숙연하게 했고, 가진 자로서 감사하지 못하고 살아온 날들을 돌아보게 했다.

 

찬양 후 똑바로 걸을 수 없어서 친구들에게 병신이라고 놀림당하는 자신을 고백하고, 부모님마저 일찍 돌아가시고 안 계신다고 말하면서도 하나님을 사랑하고 찬양하노라 고백하는 대목에서는 한 대 얻어맞은 듯 큰 충격을 받았다. 사람은 모두 그 출발선이 다른 것처럼 보인다.

 

공평하신 하나님이라고 하는데 내게만은 아니라고 여기며 불평불만 하는 사람도 많다. 나 역시 그랬다. 부모님께 충분히 사랑받지 못했다고 여기고, 불우한 가정환경을 탓하며 세월을 허송한 적도 많다. 그 불우한 가정조차도 갖지 못하고 처참하게 버려진 사람이 많다는 것도 모른 채.

 

많은 계획을 세우는 새해다. 좀 더 성숙한 신앙생활을 기대하며 성경 읽기, 기도, 전도를 계획하기도 하고, 형식적으로 목표를 정해 놓기도 한다. 자기 인생을 새로이 설계하며 올해에는 공부를 열심히 하리라, 결혼을 하리라, 건강관리를 하리라 등 각자 자신의 처지나 달란트에 따라 성취 가능한 목표를 세우곤 한다.

 

그렇게 각자 목표를 안고 열심히 달리고 나서 한 해를 마감할 즈음이 되면 알찬 열매를 거두는 사람이 있는 반면, 새해 결심 따위는 기억 저편으로 보낸 사람들도 있다. 대부분 자신이 성취하지 못한 계획에 대해서는 철저히 반성하지 않고 남이 이룬 성공만을 바라보며 부러워한다.

 

우리는 나보다 더 갖지 못한 사람이 나보다 더 큰 것을 이루었을 때 존경하고 부러워한다. 지난 12월 28일(주일) 우리 교회에서 찬양한 이선종 전도사의 모습을 보면서 말할 수 없는 부끄러움을 느꼈다. 몸이 불편하면서도 열정적으로 찬양하는 모습에 부끄럽다 못해 ‘엉엉~’ 통곡이 흘러나왔다.

 

한 걸음 한 걸음 걷기조차 힘든 사람이 비록 느리지만 꾸준히 걸어서 주의 일을 하는 훌륭한 모습인데, 나는 여전히 제자리, 아니 어쩌면 더 후퇴한 신앙생활을 하고 있다. 그 옛날 불편한 몸으로도 하나님을 열정적으로 찬양하는 그 형제의 모습을 보면서 분명히 충격을 받았고, 나도 더 열심히 하나님을 사랑하고 하나님의 사랑을 받으리라 다짐했을 터인데….

 

다섯 달란트, 두 달란트, 한 달란트 상관없이 각자 주어진 달란트에서 어떤 유익을 남겼는지 심판할 날이 다가오고 있다. 주어진 달란트가 저 사람보다 적어서라는 핑계는 댈 수 없다. 엄연히 나보다 적은 달란트로 더 큰 유익을 남기는 사람이 무수히 많으므로.


/ 김영희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17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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