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2000년간 이어 온 기다림

등록날짜 [ 2015-05-28 15:02:09 ]

#학창시절, 대학 진학을 목표로 줄곧 달렸다. 곁눈질하지 않고 자신을 채찍질하며 인내했다. ‘대학에 가면 마음껏 놀아야지. 남학생들과 미팅도 엄청나게 많이 하고….’

 

돌아보면 유치하지만 자신에게 보상을 약속하며 그야말로 대학을 꿈꾸며 기다렸다.

 

마침내 캠퍼스가 멋스럽고 아름답기로 유명한 한 대학에 진학했다. 분홍 진달래꽃으로 물드는 봄 캠퍼스는 황홀할 정도로 아름다웠다. 캠퍼스 곳곳에 붙어 있는 대자보, 플래카드, 동아리 홍보지들은 그토록 꿈꾸어 온 대학에서의 자유를 만끽하라고 속삭이는 것만 같았다. 학과 선배들, 동기들과 어울리는 하루하루는 또 얼마나 흥미진진하고 재미있었는지 모른다.

 

그러던 어느 날, 학생회관 한편에 걸려 있는 석 줄 짜리 플래카드가 눈에 띄었다.

 

“당신은 K대를 20년 기다렸습니다.”

‘그렇지! 내가 얼마나 대학을 꿈꿔 왔는데.’

“K대는 당신을 10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맞다! 이 대학이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지.’

“예수 그리스도는 당신을 2000년 동안 기다렸습니다.”

‘예수? 2000년 동안 나를 기다렸다고? 이게 무슨 소리지?’

 

#플래카드의 마지막 줄을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지만, 예수 그리스도 밖에서 19년을 살아온 내가 캠퍼스 선교동아리에 들어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였다. 흥청망청 살아가는 다른 선배들과 달리, 예수 믿는 선배들은 착하고 반듯해 보이면서도 무언가 열정을 품고 있는 듯했다. 하나하나 가르쳐 주는 대로 성경도 읽어 보고, 기도도 해 보고, 예배하고, 전도 모임에 따라다니는 사이 내게도 믿음이 자랐다.

 

잘 아는 연세중앙교회 청년 오빠가 있었다. 금식기도까지 하며 청년성회 참석을 권면하는데 거절할 수 없어서 흰돌산수양관에 따라갔다. 강사 목사님이 쩌렁쩌렁한 목소리로 성경에 비추어 죄를 말하고 줄곧 회개하라고 전하셨다. 통성기도 시간에 “성령님, 예수님의 흘린 피로 내 죄를 용서하시고 나를 만나 주세요” 눈물로 부르짖어 기도하고 또 기도했다.

 

성회 후에는 목이 완전히 쉬어서 말 한마디도 할 수 없었다. 하지만 2000년 전에 예수의 제자들이 성령받기를 기도하던 마가다락방에서처럼, 2000년이 지난 대한민국의 한 수양관에서 기도하던 내 혀가 말리고 성경에 기록된 방언은사를 받은 기쁨은 주님과 나만의 소중한 비밀이 되었다. 2000년 동안이나 나를 기다리신 주님을 만난 기쁨이었다.

 

#예수를 알고 믿고 보이지 않는 천국과 영생을 주신 하나님의 사랑을 알게 되면서, 보이는 것만을 위해 살아가는 가족들을 전도해야 한다는 애타는 마음이 생겼다. 주위에는 예수를 배타하고 이유 없이 교회를 싫어하는 가족, 친척이 많았다.

 

2000년 전에, 예수라는 인물이 십자가에 달려 피 흘려 죽은 것이 ‘나’와 상관이 있고, 내가 지은 ‘죄’ 때문이고, 그 피의 속죄함을 믿으면 영원한 천국에서 살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영원한 지옥 형벌을 면할 수 없다는 것을 믿으라니…. 예수 믿는 일이 어찌 사람의 언변과 지식의 말로 이루어지랴! 오직 주님의 방법으로 구원의 역사를 이루실 주님께 다시금 무릎을 꿇고 눈물의 기도를 드릴 수밖에.

 

“성령님, 우리 가족, 친척, 이웃들에게도 믿음을 주세요. 예수 그리스도께서 2000년 전부터 오늘까지 그들을 기다리고 계시다는 것을 깨닫고 믿게 해 주세요. 예수 믿고 구원받게 해 주세요.”

오미정 집사

62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36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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