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린다는 것

등록날짜 [ 2015-07-20 21:14:26 ]

직장 일로 부득이 지방에서 금요철야예배를 드리게 됐다. 일행과 함께 예배를 드릴 교회를 찾던 중, 마침 오후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예배를 드리는 교회가 있었다. 서둘러 저녁 식사를 마치고 도착했다. 찬양 인도를 앞둔 이른 시각이었다. 우리가 찾아간 교회는 100년이 넘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곳이었다. 구건물과 신축 성전의 장엄한 분위기와 규모에 놀랐다. 무엇보다 뻥 뚫린 성전 내부는 감탄을 자아내게 했고, 좌석 양 끝마다 비치된 휴지를 보면서 기도하는 교회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

 

익숙지 않은 예배 분위기에 쭈뼛거렸지만, 나를 위해 주님이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신 금요일, 그 은혜에 감사하여 예배드리고 생명과 기도할 힘을 공급받고 싶었다. ‘인생의 마지막을 주님과 함께’라는 제목으로 30분 남짓 설교가 진행됐다.

 

설교 시간 내내 서울 우리 교회 예배 모습이 눈에 아른거렸다. 직장생활과 이런저런 이유로 예배 시간에 늦기도 하고, 그러다 보면 예배 전에 찬양과 기도로 준비하지 못한 채 하나님 말씀을 대하는 내 모습이 떠올라서 부끄러웠다.

 

주일 아침 8시 무렵이면, 어김없이 담임목사님이 보내 주신 문자 수신 벨이 울린다. 휴대전화를 열어봄과 동시에, 내 눈은 이불에 본드를 붙여 놓은 양 잠을 떨쳐 내지 못하는 자식들에게 고정된다. 주일마다 잠을 이기지 못하는 세 청춘과 벌이는 전쟁이 예삿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예배에 늦을세라 이른 새벽부터 부산을 떨다가 자녀 셋과 함께 교회에 도착하면 숨은 이미 턱에 닿는다.

 

성전에 들어서면, 글로리아선교단의 찬양 소리가 예배를 사모하는 성도들의 목소리와 어우러져 넓은 성전을 가득 메운다. 이윽고 하나님의 은혜를 열망하는 성도의 믿음을 묶어 찬양단의 절제된 노래가 지축을 울리듯 터져 나온다. 하나님과 뜨거운 영적 교감을 이루며 예배는 절정으로 치닫는다. 드디어 넓은 강단을 활보하시며 성도들을 향해 애절하게 전하시는 담임목사님의 설교가 시작된다.

 

마음속 깊이 숨겨둔 비밀스러운 죄마저 들춰내는, 예리하고 능력 있는 하나님 말씀이 여지없이 귀와 가슴에 꽂히고, 가슴이 철렁 내려앉더니 어느새 눈물이 핑 돈다. 곧이어 은혜받은 여세를 몰아 주님을 향하여 부르짖는 회개와 감사, 그리고 간구의 통성기도는 내게 있어 예배의 정점을 찍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교회에 다녔건만, 20대 중반까지는 눈에 보이지도, 손에 잡히지도 않는 하나님께 진실한 믿음으로 감사할 수 없었다. 하지만 우리 교회에서 예배드리면서부터 죄로 죽어 지옥 가야 할 나를 살리려 독생자 예수를 십자가에 못 박아 죽이신, 그 뜨거운 하나님 사랑을 알게 됐고, 그 사랑에 감사하며 천국 소망을 갖고 부르짖어 기도할 수 있게 됐다.

 

주님이 귀히 쓰시는 담임목사님의 애끓는 성도 사랑의 심정과 삶을 보고 겪었다. 예배의 처음과 끝을 오직 주님께만 올려 드리려 몸부림치며 하나님 말씀 안에서 성도를 가르치고 훈계하시는 모습을 보며 그것이 곧 주님 심정이요, 주님의 사랑임을 절실히 깨닫는다. 이는 성도를 믿음 안에서 바로 세우기 위한 것임을 부인할 수 없다.

 

하나님은 시간과 공간을 초월하여 무소부재하시기에 언제, 어디서든지 예배할 수 있다. 하지만 주님께서 나를 소속하게 해 주신 주의 몸 된 교회, 곧 정한 장소에서 정한 시간에 성도와 모여 드리는 것이 마땅하고 그것이 내 영혼의 생명이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실감한다.

장선화 권사
 

위 글은 교회신문 <44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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