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어머니가 암에서 고침받은 이유는...

등록날짜 [ 2015-08-26 10:29:30 ]

2007년 12월 9일(주일). 그날을 평생 잊을 수 없다. 아니 잊으면 안 된다.

 

12월이라 눈이 많이 내렸다. 암 투병으로 몸 하나 지탱하기 힘들던 엄마는 10분 거리를 걸었다 앉았다 하며 40여 분이 지나서야 교회에 도착했다. 세차게 내리는 눈으로 차가 연착돼 많은 성도가 교회에 도착하지 못해서인지, 늦은 걸음에도 엄마는 앞자리에서 예배드릴 수 있었다.

 

그날따라 준비 찬양할 때부터 눈물이 흘렀고, 마가복음 9장을 본문으로 설교하시던 담임목사님의 말씀 한마디 한마디에 회개가 되고 은혜가 됐다.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소리치며 눈을 열어 보게 해 달라는 소경에게 “능히 이 일을 할 줄 믿느냐?” “네가 낫기를 원하느냐?”고 외치시는 주님의 목소리에 “아멘!”으로 화답하는 내 얼굴은 눈물과 콧물로 범벅이 되었다. 같은 소속 청년들과 예배를 드리고 있던 나는, 엄마에게도 주님이 직접 하시는 말씀으로 들려 살려 달라고 엉엉 울며 기도했고 그렇게 예배는 끝났다. 예배드리는 내내 떨어져 앉은 엄마가 생각났다. 예배 후, 청년 모임방으로 이동하다가 엄마와 마주쳤다. 역시나 엄마도 눈물로 예배를 드리셨는지 눈이 심하게 충혈됐고 얼굴이 빨개져 있었다. 그 모습을 보자 직감했다.

 

‘하나님께서 일하셨구나….’

더구나 주변에서도 “오늘 예배 말씀을 듣는 내내 너희 어머니가 생각나서 중보기도 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주었다.

 

5년이라는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암 투병. 자궁암에서 갑상샘암으로, 그리고 유방암으로 전이되었던, 집에 들어가면 늘 불 꺼진 방에 힘없이 누워 계시던 엄마. 주무시다가도 깨어 예수 믿지 않는 남동생을 위해 우시던, 못 먹고 못 입던, 외로웠던, 늘 아팠던 엄마.

 

그렇게 엄마의 질병으로, 암 투병으로 힘들었던 우리 가정에 하나님께서 놀랍게 일하셨다. 하나님 말씀 앞에, 예수 이름 앞에, 또 강단에서 선포되는 하나님 말씀이 그대로 이루어진다고 믿고 아멘으로 화답할 때 주님께서 일하셨고, 엄마의 암은 간곳없이 깨끗이 사라졌다.

 

“예수님, 추운 겨울은 싫어요. 엄마와 조금만 더 함께하다가 따뜻할 때…, 봄기운이 완연해지면 그때 천국 데려가 주세요.”

기도한다고 하면서도 그렇게 믿음 없던 내게 불가능한 일이 이루어진 것이다.

 

평생 잊지 못할 사건을 주님께서 그렇게 일해 주셨건만, 나는 그새 하나님께서 하신 일을 잊은 채 살았다. 수많은 청년이 밤마다 우리 엄마의 이름을 부르며 자신의 어머니가 당한 불행처럼 눈물로 기도해 주었건만, ‘주님이 고쳐만 주시면 저도 그들처럼 기도하겠다’는 약속을 까맣게 잊은 채 그렇게 세월 속에 흘러 왔다.

 

내 상황, 환경을 바라보며 힘들다고, 감사할 일이 없다고 배은망덕하게 살았고,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속으로는 매일 죄짓고 남보다 나를 사랑하고, 섬기지 못하고, 계산하고, 이기적인 모습을 보였다. 또 습관처럼 신앙생활 하며 믿음 있는 척, 가진 척, 나를 드러내며 죄인임을 잊고 교만하게 지내 왔다.

 

주님, 평생 하나님이 하신 일을 잊지 않고, 내가 죄인임을 잊지 않고, 하나님이 하신 일을 간증하며 살게 해 주세요. 평생 주님만 사랑하게 하시고 나 같은 죄인에게 어떠한 일을 맡기셔도 감사하며 하나님의 하인, 종임을 잊지 않고 내가 없는 삶을 살게 해 주세요. 죄인 중에 괴수인 나를 만나 주신 주님을, 암 환자 엄마를 고쳐 주신 하나님을 매일 전도하며 살게 해 주세요.

서지연 집사

(79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4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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