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주님 일을 하면서 정든 사람들

등록날짜 [ 2015-12-15 22:32:29 ]

지난 11월 29일(주일)에 2016년 직분자가 임명됐다. 교사, 기관, 교구의 직분자로 한 명 한 명 이름이 불렸고, 다들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이 주신 귀한 직분을 받았다.

 

문득, 6년이 훨씬 지난 일이 떠올랐다. 첫아이를 낳고 집에서 조리하던 중, 교구장이 심방을 오셨다. 기도하여 축복해 주신 후, 자신의 간증을 들려주셨다. 청년 때 열심히 주의 일에 충성하다가 결혼해서 여전도회로 왔고, 아이를 낳아 기르느라 몇 년간 직분 없이 지냈다고 했다.

 

직분이 없어도 늘 ‘어떻게 하면 하나님이 기뻐하실까’ 생각하면서 기관 회장님을 이모저모 돕자 하반기에는 회장님이 심방할 때 데리고 다녀 주의 일에 협력했다고 하셨다. 그런 일이 쌓여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큰일 맡기신다’는 말씀대로 지금은 감당할 자격 없지만 교구장 직분을 주셨다면서 아무 직분 없는 지금이 오히려 더 좋을 때라고 열심히 찾아서 주의 일을 하라고 하셨다.

 

여전도회는 실제로 작은 일이라도 감사하면서 충성에 협력하는 회원들이 모여 움직여 간다.

2015년에 제79여전도회장 직분에 임명된 후, 기관 자체로 충성부장을 한 명 세웠다. 충성부장은 ‘흰돌산수양관 청소’, ‘교회 자모실 청소’ 등 연합여전도회에서 분배해 준 충성거리를 회원들에게 알려 모두 동참하도록 문자로 독려하고 권면하는 일을 담당한다. 충성부장은 경기도 수원에 살아서 자신은 청소 때마다 다 참석할 수는 없지만, 문자를 빠짐없이 보내 주었다.

 

어느 날, 충성부장이 조용히 말했다. “직분은 충성부장인데 하는 일이 별로 없어요. 주일 모임 때 회원들이 사용한 식기를 가져가서 씻어 올게요.” 충성부장은 일 년 동안 식기를 집에 가져 가서 씻어 왔다. 한번은 자모실 청소 담당이라 청소용품을 파악하고 있는데 충성부장이 다가왔다. “청소용품은 충성부장인 제가 살게요”라고 말하고는 며칠 후 청소용품 일체를 준비해 왔다.

 

그 후 전도부장을 도울 전도차장을 세웠다. 올 초에 임신한 전도차장은 집에서 교회까지 40분 걸리는데도 출산 이틀 전까지 전도 모임에 빠짐없이 나왔다.

 

한 회원에게는 전도 모임 참여를 독려하는 문자 발송을 담당하게 했다. 그 회원은 출산 후 산부인과에서도, 집에 돌아와 산후 조리하는 중에도 매주 전도 모임을 알리고 권면하는 일을 꾸준하게 했다.

 

집이 멀어서 주일에만 만날 수 있는 회원이 있었다. 교회에 온 지 1년이 채 안 돼 회원 모임이 어색하고 낯설 텐데도 하반기에는 매번 간식을 준비해 와서 오히려 기관 회원 한 명 한 명을 챙겼다.

 

어린 자녀가 있거나 임신 중인 회원은 전도 모임에 오고 싶어도 여의치 않다. 그런 회원들끼리 모여 관리.신입회원에게 전화하거나 편지를 쓰도록 문서심방팀을 만들었다. 그러자 일 년 내내 자기 집을 흔쾌히 제공해 문서심방팀이 한자리에 모이게 배려하고, 또 노방전도팀이 전도를 마치고 와서 식사하게 한 직분자도 있었다. 또 전도 모임마다 회원들에게 대접할 음식을 준비해 온 직분자도 있었다.

 

나는 감당할 수 없었는데, 하나님 일이기에 작은 일에 충성한 직분자와 회원들이 함께해서 한 해가 감사 속에 지나갔다. 조용하나 열정이 있고, 말보다 행동이 빠른 직분자와 회원들….

 

2016년에는 함께하지 못하지만, 어느 기관에 가든, 누구를 만나든 우리는 모두 ‘예수님의 핏값’이기에 감사를 잊지 말고 세워 주신 그곳에서 꼭 필요한 사람이 되어 작은 일에 충성하여 큰일 맡기심을 경험하기를 기대한다.

서지연 집사

(79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6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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