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1월 어느 초등생의 가상일기: 우리 가족은 5명이다. 아빠와 엄마는 각자 애인이 있다. 옛날에는 결혼한 사람이 따로 애인이 있으면 안 된다고 했다는데 지금은 자기 남편, 아내밖에 모르면 바보라고 놀린다.

우리 큰형은 얼마 전에 제대했는데 가족들에게 어떤 아저씨를 소개했다. 군대에서 만난 애인이라는데 조만간 결혼을 하겠단다. 법으로도 문제될 게 없다나? 사회 시간에 남자끼리, 여자끼리 아빠엄마가 되는 가정도 있으니 차별하면 안 된다고 배웠는데 형네 가정이 그렇게 될 건가 보다.

중학생인 누나는 요즘 용돈을 많이 번다. 성매매 알바를 한다는데 밤새 고생하는 편의점 알바에 비하면 거저먹기란다. 나도 빨리 중학생이 돼서 누나처럼 알바하면 좋겠다. 얼마 전에 다녀온 ‘아싸! 성문화센터’에서 그랬다. 성관계는 자유라고, 내 몸은 내 것이니까 내 마음대로 즐기라고.

# 군 동성애와 성매매 합법화 반대 기자회견이 1월 21일 헌법재판소 앞에서 열린다. 이슈가 되는 법안은 두 가지다. 먼저는 군형법 제92조 6항 “항문성교나 그 밖의 추행을 한 사람은 2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인데 헌법재판소에서 조만간 위헌 여부를 판결한다.

둘째는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룔’ 제21조 제1항 “성매매를 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이나 3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인데 이 두 법안에 대해서 합헌 결정을 염원하며 기자회견을 한다.

군대 내 동성애(항문성교)가 허용된다면 어떻게 될까? 군 기강이 해이해지고 군의 전투력과 사기가 저하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국방의 의무를 다하라고 애달픈 마음으로 군대 보낸 부모들은 동성애자로, AIDS에 걸린 채로, 상관에게 성적 추행을 받아 상처투성이로 제대한 아들을 마주하게 될지도 모른다.

성매매가 합법화되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성매매 산업이 번창하고 인신매매가 증가하며 13세 이상 미성년자들도 합법적으로 성매매를 할 수 있다. 독일은 성매매 합법화 이후 성매매 여성이 4년 만에 15만 명에서 45만 명으로 늘었고, 성매매용 인신매매 피해자도 수만 명에 달한다. 스웨덴은 성매매 합법화 후 젊은 여성의 성매매 경험 비율이 6년 새 8배나 증가했고, 2012년에는 학생 2만 명이 성매매로 돈을 벌었다.

대한민국은 성매매를 합법화한 유럽의 사례를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

# 일상의 소소한 행복을 꿈꾸는 평범한 이들에게 어쩌면 ‘헌법재판소 1인 시위’, ‘반대기자회견’, ‘반대서명’, ‘국회사이트 입법안 의견 쓰기’는 낯설게 느껴질 것이다. 세태를 고발하고 전해주는 지인의 문자메시지들은 피곤한 머릿속을 더 복잡하게 한다. ‘꼭 내가 아니어도 세상은 돌아가는 거 아니었나? 개인 취향에도 맞지 않는 정치이야기는 외면하는 것이 상책이지’ 하며, 눈과 귀를 질끈 닫고 잠을 청한다.

그러나 내가 ‘나 하나쯤이야…’ 하며 침묵과 무관심의 잠을 잘 때, 대한민국은 상식이 통하거나 인권을 존중하던 세상과는 완전히 다른 곳으로 변할 수 있다. 동성애, 성매매는 ‘그들’의 이야기가 아니라 ‘나’와 ‘우리 자녀’, ‘우리 가정’과 밀접하게 관련된 일이다. 당장 군복무를 앞둔 아들이 있는 가정, 십 대 자녀를 둔 모든 가정과 깊숙이 관련된 법안이다. 나와 내 가족이 행복하길 바란다면, 사회가 끔찍하게 변하기 전에 찬반의 목소리를 정확히 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내 가정과 사회를 지켜 주지 않는다.


오미정 집사
(유아부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46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