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죽음 너머를 바라보며

등록날짜 [ 2016-02-20 22:22:28 ]

지난해 11월 말, 지방 출장을 마치고 올라오는 길에 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를 당했다. 천안휴게소를 지나칠 무렵, 덤프트럭이 차선을 변경하면서 내 차 후미와 부닥쳤다. 차가 빙글 돌면서 트럭 앞으로 딸려 갔는데 트럭이 내 차 옆면을 향해 재차 덮쳐 왔다.

 

하는 소리와 날카로운 브레이크 파열음. 불과 3~4초 만에 벌어진 일이었다. 지나는 차량이 적어 놀란 가슴을 황급히 다독이며 천안휴게소 고속도로 진입로에 차를 댔다. 나만 조심해서 운전하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상대방이 갑자기 들이닥치니 어쩔 수 없이 당한 사고였다.

 

이렇게 죽는구나. 천국은 가야 하는데.’

 

사고 나는 찰나에 회개치 못한 죄들이 기억났다. 지난해, 주님과의 첫사랑을 잊고 하나님 말씀을 소중히 여기지 않았다. 기도도 게을리하고 찬양대원으로서 찬양하는 것에도 싫증 나 있었다. ‘이러면 안 되는데라는 생각은 들었지만 무슨 일이 일어나지 않을까염려만 할 뿐이었다.

 

찌그러진 차 안에서 한참을 가만히 앉아 있었다. 담임목사님과 가족들 얼굴이 떠올랐다. ‘주님이 사고 순간에 지켜 주셨구나,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했구나라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기도가 저절로 나왔다. 담임목사님께서 광고 시간에 트럭이나 버스를 피해서 운전을 조심히 하고 큰 차 옆이나 그 사이로 다니지 말라고 누누이 말씀하셨는데, 그제야 잔소리가 아닌 진심이 담긴 사랑의 소리로 다가왔다.

 

정말 죽음은 어느 순간에 다가올지 모른다. 뉴스에서만 보던 사고가 내게 닥칠 줄 꿈에도 몰랐다. 문병 와서 사고 이야기를 듣는 사람마다 사고에 비해 많이 다치지 않은 모습(외상은 손목이 부러져서 팔을 움직일 수 없는 정도였다)을 보고 예수 믿는 사람이든 안 믿는 사람이든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한다.

 

사고 충격으로 며칠간 잠을 자지 못했다. 불면증에 시달렸다. 수면제와 신경안정제를 복용해야 겨우 서너 시간 잘 수 있을 정도였다. 스트레스가 극도로 밀려왔다. 살아난 것이 감사했지만 병원생활이 점점 힘들어졌다. 약을 의지하면 안 될 것 같아 이어폰을 귀에 꽂고 목사님의 설교를 들으면서 잠을 청했고, 중간에 깨면 다시 설교를 듣다가 잤다. 결국 기도와 말씀으로 불면증을 극복했다. 기도하며 마음을 내려놓으니 병원생활도 차차 적응되었다.

 

치료가 끝날 무렵, 이십여 년 만에 병원에서 고등학교 동창을 만났다. 어머니를 모시고 치료차 병원에 왔는데 그 친구도 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었다. 사고를 소재로 친구에게 살아 계신 하나님을 증거하며 복음을 전했고 치료가 끝나는 대로 교회에 나오기로 하였다. 그 친구를 위한 모친의 오랜 기도가 응답된 것에 감사했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온다. 죽음을 준비할 시간이 있을 수도 있고 때론 갑작스럽게 다가올 수도 있다. 안타까운 점은 많은 사람이 영혼의 때를 준비하지 못하고 죽는다는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우리는 삶의 끝이 있다는 것을 알기에 미리 죽음을 준비할 수 있다. 또 언제 죽는다 할지라도 영원히 살 천국 소망이 있다.

 

나그네와 같은 인생, 이 땅에서 삶을 끝낸 후 천국에 갈 것이냐 지옥에 갈 것이냐는 이 땅에서 믿은 대로, 준비한 대로 정해질 것이다. 죽음을 아름답게 맞도록 지금 당장 믿고 준비하자. 영혼의 때가 복되기를.


김용환 기자

위 글은 교회신문 <47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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