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3-17 15:27:44 ]
‘버킷 리스트(Bucket List).’ 죽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적은 목록이다.
20대 청년 시절, 버킷리스트 100가지를 적은 적이 있다. 작은 일이지만 그 당시 하지 못하고 있던 일부터 평생 노력해야 이룰 수 있는 일까지. 부푼 꿈을 안고 하나하나 이루어 가리라 마음먹었다.
주님을 인격적으로 만난 후, 버킷 리스트 대신 기도 수첩을 적었다. 일기처럼 하루의 삶을 기도제목과 함께 적었는데 2005년 어느 날, 결혼 후의 일기를 미리 써 보았다.
그중에는 우리 집에서 믿음의 사람들과 교제를 나누고, 주님을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주님의 사랑을 전하고, 믿음을 잃은 사람들을 다시 일으켜 세워 주는 모임을 하는 내용이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것은 나의 영적인 ‘버킷 리스트’였다. 당시 나를 떠올려 보면 이루어질 가능성이 희박했던 버킷 리스트.
결혼하고 나서 처음에는 직장 일과 가정 살림에 치이고, 아이들이 태어난 후에는 자녀 양육에 신앙생활까지 하루하루 쫓기듯 바쁘게 살다 보니 버킷 리스트나 기도 수첩의 존재를 잊고 지냈다.
10년 세월이 흐른 후, 2016년 2월에서야 2005년에 적었던 기도 수첩 중 몇 가지를 이루었다. 감동과 감사와 눈물로, 전적인 주님의 은혜로.
2016년 2월, 우리 집에서 지역연합예배를 드렸다. 교구목사님을 모시고 지역식구들이 모여 말씀을 듣고 큰 은혜를 받았다. 지난해 ‘전 성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 기도회’ 때 적은 기도제목 중 하나여서 주님이 기도에 응답해 주심을 감사하고 사모함으로 준비했다.
예배를 드리는 날, 기도하던 중, 10년 전 기도 수첩에 적었던 내용이 떠올랐다. 우리 집에 가득 찬 사람들이 말씀을 듣고 은혜받고 뜨겁게 기도하는 소리가 울려 퍼질 때, 기도수첩에 적은 내용이 현실로 이루어짐을 깨달았다.
“주님, 기도 수첩에 적었던 일을 잊지 아니하시고 이루어 주시다니 감사해요. 앞으로도 영혼 살리는 주님의 일에 우리 가정을 아낌없이 써 주세요.”
전적인 주님의 은혜요, 주님께서 이루어 주신 일이었다. 얼마나 가슴 벅차고 눈물이 나던지, 그저 감사뿐이었다.
“너희 안에 행하시는 이는 하나님이시니 자기의 기쁘신 뜻을 위하여 너희로 소원을 두고 행하게 하시나니”(빌2:13).
육적인 버킷 리스트는 잠깐의 행복과 만족을 줄 수 있으나 내 영혼에는 아무 유익이 없다. 주님이 주신 소원을 따라 소망하는 영적인 버킷 리스트는 주님의 뜻을 이루는 것이니 주님이 기뻐하실 것이요, 내 영혼에도 유익이 될 것이다.
생각만 해도 가슴 뛴다. 이제 다시 영적 버킷 리스트를 적고 하나하나 이루어 가려고 한다. 우리 가정을 통해 하고 싶은 일부터 나 자신이 하고 싶은 일, 자녀들과 함께 하고 싶은 일까지. 겨울방학이 되면 자녀들과 함께 해외로 단기선교를 떠나시는 어떤 안수집사님 가정의 이야기를 듣고 나서 버킷 리스트를 하나 추가해 본다.
‘첫째가 6학년이 되면 방학 때 아이들과 함께 단기선교 가기’
이번 달 말부터 시작하는 ‘전 성도 40일 그리고 10일 작정 기도회’를 앞두고 미리 기도로 준비하려고 한다. 주님께 꼭 응답받아야 하는 기도제목과 함께 버킷 리스트를 적으려고 하는데 주님이 어떻게 이루어 주실지 무척 기대된다.
내 안에 소원을 두고 행하시는 주님의 일하심을 바라보며 주님 소원이 곧 내 소원이 되기를 기도한다.
조신애 집사
(79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72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