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7-04 23:44:07 ]
요즘은 서울권 대학에 들어가기가 참으로 어렵다. 특히 일반계라면 이과는 3등급, 문과는 2등급 안에 들어야 서울에 있는 대학에 겨우 입학할 수 있다. 3등급이면 상위 23%, 2등급은 11% 이내다. 그런데 그렇게 어렵사리 들어간 대학에서 또다시 등급이 나뉜다. 같은 대학, 같은 과(科)지만 서로 다른 전형으로 합격해 합격선이 딱히 없는 실정이다 보니 이들 안에서도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대학교 캠퍼스에는 만우절인 4월 1일마다 난데없는 교복 바람이 분다. 하루 동안 가벼운 거짓말을 해도 장난으로 넘기는 만우절 풍습을 즐기려고 대학생들도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인 척한다. 언제부터인가 대학가 연례행사처럼 되어 버렸다.
그런데 학창시절을 되새기며 교복을 입어 보자던 순수한 목적이 변질되어 문제로 대두된다. 명문 대학에서는 외국어고, 과학고, 자사고 교복이 주를 이루는데 어느 고등학교 교복을 입었느냐에 따라 학생들 스스로 등급을 나눠 누군가는 묘한 우월감을 느끼고 또 다른 누군가는 주눅이 든다.
요즘은 명문고에 입학하는 것도 매우 어려워서 명문고 출신들은 자신들의 ‘신분’에 자부심을 느끼는 것이 마땅하다고 여긴다. 만우절에 명문고 교복이나 점퍼를 입고 ‘나는 여기에서 같은 대학에 다니지만 나의 신분은 너희들과 다르다’라고 표현하는 것 같다.
최근 한 방송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명문대에 들어온 지방 일반고 출신 학생은 “굳이 대학에까지 와서 예전에 내가 가졌던 신분을 표현해야 할까요? 대학에 와서 다양한 친구를 만나야 하는데 명문고 이름을 새긴 학교 점퍼를 입고 다니면 거기서부터 선을 긋는 것 같아요. 그래도 한편으론 그들이 부러워요”라고 인터뷰하기도 했다.
외고 출신들이 중국어, 스페인어 같은 외국어 수업에서 월등한 학점을 얻는 것은 식은 죽 먹기다. 이런 현상을 두고 외고의 ‘일반고 양민학살’이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다. 또 타 고등학교 출신들이 그들만의 모임이나 스터디에 낀다는 것은 거의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한다.
이들은 취업에서도 출신 고교 선배들의 인맥에 따라 혜택을 받기도 한다. 그런데도 그들은 말한다. “우리가 누리는 보상은 당연히 받아야 하는 것”이라고. “재수 좋게 들어온 일반고 아이들은 내가 밤을 새워 공부할 때 놀지 않았느냐”고. “그렇다면 공평하지 못하다”고.
노력한 만큼 보상을 받고 싶다는 생각은 한편으로는 타당해 보인다. 하지만 타인을 차별하고, 나누지 않고 모든 것을 독식하려는 생각은 매우 위험하다. 이로 말미암아 사회 안에 갈등과 모순이 심화하고 극도의 이기주의가 팽배하면, 누구도 타인을 위해 희생하려 들지 않는다. 서로 나누며 살아가야 하는 인간 사회에서는 결국엔 자신도 파괴된다는 사실을 인지해야 한다.
성경은 이 같은 사실을 정확히 지적하고 그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리니 사람들은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긍하며 교만하며 훼방하며 … 성경은 능히 너로 하여금 그리스도 예수 안에 있는 믿음으로 말미암아 구원에 이르는 지혜가 있게 하느니라. 모든 성경은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으로 교훈과 책망과 바르게 함과 의로 교육하기에 유익하니 이는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하게 하며 모든 선한 일을 행할 능력을 갖추게 하려 함이라”(딤후3:1~17).
서봉선 집사
(60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48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