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6-07-19 18:12:44 ]
# ‘후두둑후두둑’ 하늘에서 굵은 빗방울이 떨어지더니, 금세 ‘쏴아쏴아’ 쏟아붓는다. 우산을 써도 운동화며 옷가지를 함빡 적셔 버리는 장맛비. 행인들은 저마다 준비한 우산을 펼쳐 쓴다. 빨간 우산, 검정 우산, 파란 우산, 투명 비닐 우산, 무지개 우산…. 무지개 우산을 보고 흠칫 놀라고 순간적으로 인상이 써진다.
# 지난 6월 11일,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퀴어문화축제’라는 낯선 이름으로 집회가 열렸다. 여기저기서 둥실둥실 떠오르는 고운 무지개 색깔 풍선 묶음과 펄럭이는 무지갯빛 깃발들이 눈길을 끈다. ‘즐겁고 유쾌한 축제의 요소라도 있는 걸까?’ 하고 시청 광장을 기웃거렸다면 큰 낭패를 당했을 것이다. 풍선을 사달라고 조르는 어린 자녀와 함께했다면 더욱더.
광장 곳곳에는 남성 간 성행위를 노골적으로 묘사하는 그림, 만화, 엽서, 책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여성 성기가 그려진 타투 스티커와 엽서, 각종 성인물품을 판매하는가 하면, 남성 성기 모양으로 만든 양초를 판매했다. 또 신체 부위를 과도하게 노출한 사람들이 돌아다녔다.
아름다운 무지갯빛 장막으로 가려졌던 그곳에서 일반적 정서를 가진 평범한 시민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수많은 아이템과 장면이 펼쳐지고 있었던 것이다. 머릿속이 멍해지고 의문들이 꼬리를 물었다. ‘여기가 대한민국의 수도 서울시청 앞 광장이 맞나? 경찰들은 어디에 있지? 대낮에 옷을 거의 벗고 다니는 저 사람들은 다 경범죄일 텐데. 저 앳되 보이는 여자애들은 중학생같은데, 이것이 모두가 즐거운 축제라고?’ 소수, 인권, 일탈, 저항, 자유, 사랑, 문화, 축제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그들만의 축제, 아니 시위가 너무나도 폭력적으로 느껴졌다. 그날 1000만 서울시민의 시청광장은 무방비로 당하고 있었다.
# 서울시에 서울광장 사용 ‘신고제’를 ‘허가제’로 바꾸자는 내용으로 주민발의 조례 개정 청구가 접수되었다. 2010년 ‘허가제’에서 ‘신고제’로 바뀐 조례를 다른 서울의 광장들과 동일한 ‘허가제’로 돌리자는 것이다.
퀴어동성애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처음 열린 것은 지난해 6월이었다. 연령 제한 없이 모든 사람에게 개방된 광장과 길거리에서 행해진 퀴어축제와 퍼레이드는 음란성과 비공익성 면에서 많은 시민이 우려를 나타냈다. 하지만 서울시는 서울광장이 미리 신고만 하면 누구나 사용할 수 있는 ‘신고제’로 운영되고 있기에 퀴어축제를 허가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만을 밝혔다. 평범한 엄마이자 주부인 한 시민이 ‘주민발의’라는 험난한 길을 택할 수밖에 없는 이유에 십분 공감이 간다. 청구인명부에 10만에 이르는 서울시민이 서명했다고 하니, 시민의 걱정과 염려의 진심이 잘 읽히고 반영되기를 바란다.
# 창세기에 보면, 무지개는 타락한 노아의 시대를 큰 홍수로 심판하신 하나님께서 다시는 물로 심판하지 않으시겠다며 하늘에 띄워 주신 약속의 징표다. 실제로 높은 하늘에 커다랗게 펼쳐진 무지개는 운 좋은 날 어쩌다 만날 수 있는 환상적인 선물이 아닌가.
고운 빛깔 무지개가 점점 동성애의 상징으로 사용되는 것을 보며 마음이 씁쓸하다. 작은 바람은 모두 제자리로 돌아오면 좋겠다는 것이다. 남자는 남자의 모습으로, 여자는 여자의 모습으로, 어른은 어른답게, 학생은 학생답게, 아이는 아이답게.
무지개는 꿈과 소망이라는 성경의 의미 그대로 말이다.
오미정 집사
(유아부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488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