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지혜로운 엄마 되기

등록날짜 [ 2017-01-18 13:37:46 ]

매일 두 자녀 데리고 전 성도 기도회에 참석하니
네 살배기 아이에게 절로 믿음의 습관 몸에 배어

평소 건강해서 임신 4개월이라도 여전도회 단체 활동에 빠지는 예가 없었다. 지난해 여름, 하계성회를 앞두고 흰돌산수양관에 청소하러 갈 때도 여전도회원들과 함께했다. 그런데 그날따라 몸이 이상했다. 아침부터 서둘러서인지, 셋째를 임신해서 몸이 약해진 탓인지 차멀미를 했다. 흰돌산수양관에 도착해서는 구토까지 했다. 청소하러 가서 걸레 한번 못 만지고 돌아왔다. 집에서도 끙끙 앓았다. 네 살, 두 살짜리 아이들에게 저녁밥은 간신히 챙겨 주었다. 시계를 보니 어느덧 저녁 7시. 평소 같으면 ‘전 성도 기도회’에 가려고 아이들 옷 챙겨 입히느라 바쁠 시간이었다. 그런데 그날은 내 몸 하나 움직이기 힘들었다. 더군다나 남편이 늦게 귀가한다고 해 홀로 아이들을 데리고 교회 갈 엄두가 나지 않았다.

‘그래, 오늘은 집에서 쉬자’고 생각하는 순간, 평소와 다른 엄마의 모습을 이상하게 여긴 네 살배기 큰아이가 “엄마, 오늘은 기도회 안 가요?”라고 물었다. “응, 오늘은 엄마가 너무 아파서 교회에 못 가겠어” 하는 말이 끝나기 무섭게 큰아이가 주저앉아 펑펑 울며 소리치는 것이 아닌가.

“엄마! 기도 안 하면 큰일 나요. 엄마는 왜 기도하라는 예수님 말씀에 불순종하세요? 나는 예수님 만나고 싶어요. 교회 보내 주세요!”

예상치 못한 아이의 반응에 깜짝 놀랐다. 이제 네 살짜리 아이가 이렇게 수준 높은 믿음의 언어를 사용하다니! 엄마로서 기특하면서도 그 순간 깨달은 한 가지가 있다. 내 딸아이는 어느새 하루라도 성전에 가서 기도하지 않으면 안 되는 믿음의 사람이 되었다는 것.

사실 어린 두 자녀를 데리고 ‘전 성도 저녁기도회’에 참석하는 일이 쉽지는 않다. 하지만 기도할 수 없는 상황에도 내 발걸음을 늘 성전으로 향하게 하는 한마디는 바로 성도들에게 애절하게 부탁하는 담임목사님의 음성이다.

“성도여! ‘전 성도 기도회’에 빠지지 마세요.”

담임목사님을 통해 우리 교회에 기대하시는 주님의 명령은 열외 없이 ‘전 성도’다. 어린 자녀와 있다 보면 아무래도 청년 때처럼 온전히 주님께 집중해서 기도하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자녀 때문에 기도가 되든 안 되든, 때론 10분을 기도하게 될지라도 자녀와 성전에 와서 기도하며 하루를 마감하곤 했다. 그런 내게 큰아이 입에서 나온 믿음의 고백은 정한 시간, 정한 기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깨닫게 해 주었다. 어린 자녀가 아무것도 모르고 엄마를 쫓아 교회에 와 앉아 있는 것 같지만, 실상 이 아이들의 삶 속에 거룩한 믿음의 습관이 배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는 자녀 앞에서 한없이 약해지지만 영혼의 때 문제 앞에서는 한없이 강해질 수밖에 없다. 그것은 나와 내 자녀의 영혼이 영원히 행복한 천국에 가느냐, 아니면 영원히 고통받는 지옥에 가느냐는 절대적인 문제이기 때문이다. 우리 자녀는 부모의 교회생활, 신앙생활을 보며 자란다. 어쩌면 우리 자녀들은 부모를 보며 하나님을 만나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나님께서 담임목사님을 사용하셔서 명령하고 부탁하신 ‘전 성도 기도회’. 엄마라는 이름으로 자녀를 먹이고 입히고 재우는 육신의 시간이 아니라 내 자녀가 하나님을 만나는 거룩한 시간으로 만들어 주는 지혜로운 엄마가 되기를 소망한다.



/정주영 집사
76여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512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