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7-11-28 10:59:58 ]
부장 경험 살려 2년간 행정 지원
쉬운 행정 도입해 성물 아끼고 기도 시간 확보해
어느덧 2017년 11월 끝자락에 섰다. 우리 교회는 매년 12월에 회계연도를 시작하니 이제 곧 한 해 사역이 마감된다. 한 해를 돌아본다. 주님께서 직분 주신 감사함과 잘 감당하지 못한 아쉬움이 교차한다. 2년간 대학청년회 부장으로, 연이은 2년간 대학청년회 임원단 회원관리실장으로 충성했다. 내게 주신 청년의 때를 정말 가치 있게 보낸 시간이었다.
2013년 여름, 청년예배 때로 기억한다. 담임목사께서 설교 중에 “내년에 부장을 맡아 회원들 영혼 섬기고 싶은 사람은 자리에서 일어나 보라”고 하셨다. 성령께서 강권하신 것이었는지 나도 모르게 벌떡 일어났다.
훗날 주님께서 “너의 청년의 때에는 무엇을 했느냐?” 물어보시면, “공부했습니다”라고 말하기가 너무 부끄러울 것 같았다. 주님 주신 인생의 빛나는 시기인 청년의 때를 주님과 상관없이 흘려보내기가 아쉬웠다. 그런 고민을 하며 지내던 차에, 담임목사님께서 설교 도중에 하신 말씀이니 ‘내게 당부하시는 주님의 명령이고 기회’라고 여겨 믿음 갖고 벌떡 일어난 것이다. 당시 자격 시험을 준비하고 있었다. 학교를 휴학하고, 직분도 내려놓은 채 자격 시험에 전념하고 있던 터라 지금 생각해도 주님이 하신 일이었다.
그 후 오직 주님께서 하셔서 2년간 온 맘 다해 사랑하고 기도하며 회원들을 섬겼다. 또 집에서 교회까지 차로 1시간 반 걸리는 먼 거리였지만, 시간을 쪼개 주의 일로 일상을 채우자 학업에도 더 열중할 수 있었다. 내 처지와 여건을 초월해 모든 것을 하게 하신 주님의 은혜였다.
부장에 임명돼 2년째 충성하던 중 교회에서 친하게 지내던 동생이 일본 유학을 떠났다. 대학청년회 회원관리실장으로 충성하던 그가 자리를 비우게 되자 기도하던 중 ‘그 자리를 내가 채워야겠다’는 감동을 받았다. 올해까지 두 해째 회원관리실장으로서 충성했다. 회원관리실은 예배 인원 파악, 보고서 작성, 전산교적관리 같은 사역으로 담당 교역자와 부장들을 행정으로 섬긴다. 주님께서 맡겨 주신 직분을 어떻게 하면 더 잘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했고, 부장들이 회원을 더 잘 섬기도록 행정으로 지원하고 싶었다.
부장일 때 부원을 섬기던 경험을 돌아보았다. 연락이 닿지 않는 관리회원과 통화가 되는 날이 1년에 딱 한 번 있는데, 바로 부원의 생일이다. 그날만큼은 관리회원들 마음 문도 열리는지 연락이 닿았고 이는 예배 초청으로 이어졌다. 영혼을 살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부마다 생일자를 챙길 수 있게 도왔다. 대학청년회 담당목사님께 회원 연락처를 기록한 생일자 자동화 달력을 만들어 매달 드리고 있다. 행정 또한 영혼 관리와 긴밀하게 협력할 파트였던 것이다.
최근까지 행정 분야에 있어 전산 입력을 정착시켜 매주 100장 이상 소비하던 종이를 줄이고, 사역에 걸리는 시간도 절약했다. 성물 남용을 줄이는 동시에 이런 노력을 통해 ‘전 교인 40일 그리고 10일 작정기도회’라는 주일저녁 기도모임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할 수 있었다.
잘된 일만 있던 건 아니었다. 순종치 않는 내 고집도 있었고, 게으름, 우유부단함도 있었다. 하지만 과거에 섬긴 회원이 직분자로 성장하고, 행정을 좀 더 쉽게 하려고 만든 시스템이 영혼 섬김에 도움되는 모습을 보면 주님께서 하신 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한 일이 아니기에, 쓰신 일에 감사뿐이다.
우리에게 허락하신 시간을 가치 있게, 그리고 감사로 사는 모두가 되길 소망한다. 이 모든 일을 하신 주님께 감사와 찬양과 영광을 올려 드린다.
/김선호
대학청년회 임원단
대학 교직원
위 글은 교회신문 <553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