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그리스도인이란

등록날짜 [ 2018-01-16 15:50:58 ]

지인 사이의 교통사고 처리과정 보며
참된 그리스도인 의미 되새겨보게 돼


교통사고 목격자가 됐다. 내 눈앞에서 차량 두 대가 충돌했다. 서로 아는 당사자들은 말을 주고받더니 현장을 떠났다. 사고 발생 원인을 목격한 나로서는 적당한 조치가 이뤄지겠다 생각했고 때에 따라서는 내게 사실 확인을 위한 전화나 필요한 요청이 있겠다고 생각했다.

예상대로 다음 날 전화가 왔다. 하지만 내 판단과 달리 피해자가 가해자로 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몇 차례 전화와 문자가 오고 간 후 “성도끼리 시시비비 가리는 게 불편해 우리 둘 다 책임지기로 했습니다”라고 문자가 왔다. “하나님이 다 알고 계시지요. 평안하셨으면 합니다”라는 답변으로 대신했다.

로마 중심부에 위치한 코스메딘 산타마리아델라교회 입구 벽면에 ‘진실의 입’이라는 얼굴조각상이 있다. ‘로마의 휴일’ 영화로 더욱 유명해졌는데 심문을 받는 사람의 손을 조각상 입안에 넣으면 거짓말하는 순간 손목이 잘린다는 전설이 있다.

1998년 세간의 논란이 되고 서민을 허탈하게 만든 웃지 못할 사건이 있었다. 일명 ‘옷 로비 의혹사건’이다. 구속위기에 처한 재벌 회장 남편을 구명하고자 그 부인이 고위 공직자 부인에게 고가의 옷으로 로비한 사건이다. 고위 공직자는 취임 15일 만에 장관직에서 사임했고 이때 우리나라에서 처음 특별검사제도가 도입됐다. 문제는 이 사건의 핵심 증인 4명의 진술이 서로 엇갈렸다. 증인 4명이 국회청문회에 함께 나왔는데 얼굴을 마주 보면서도 서로 거짓말이라고 주장했다. 지금도 생생히 기억나는 것은 장관 부인 두 명이 결백을 주장하면서 자신은 기독교인이며 성경에 손을 얹고 맹세할 수 있다고 하는 모습이다. 거짓말을 하려면 그냥 할 것이지 왜 하필 기독교인이라고 주장하고 성경을 들먹이는지 참으로 황당하고 난감한 광경이었다.

로마에 있는 ‘진실의 입’을 각 법정과 국회, 교회 출입문 앞에 옮겨 놓고 모든 사람의 손을 그 입에 넣으라고 하면 어떻게 될까? 제일 먼저 내 손목이 잘리고 길거리에 다니는 대다수 사람은 한쪽 손이 없지 않을까 하는 엉뚱한 상상을 해본다. 하지만 “오른손이 너로 실족하게 하거든 찍어 내버리라 네 백체 중 하나가 없어지고 온 몸이 지옥에 던져지지 않는 것이 유익하니라(마5:30)”는 말씀이 더욱 다가오는 것은 내 실상을 알기 때문이 아닐까.

우리는 언젠가 발가벗은 모습으로 하나님 앞에 설 것이다. 그날에 감춰진 것이 밝히 드러나고 거짓이 소리칠 것이다.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은 육체와 함께 그 정과 욕심을 십자가에 못 박은 사람이다(갈5:24). 눈앞의 조그만 이해득실과 상황에 따라 본질을 손상한다면 내가 과연 그리스도 예수의 사람인지 진지하게 자신을 살펴봐야 한다. 정원이 황무지와 다른 것은 끊임없이 잡초를 제거하고 가지치기를 하기 때문이다. 원수는 우리 심령에 가라지를 덧뿌리기에(마13:25~30) 늘 깨어 기도하고 회개해서 우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아버지께 영광을 돌려야 한다(마5:16).

이번 사고를 목격하고 해결하는 과정을 보면서 나 자신을 돌아봤다. 내가 누구를 판단하는 건가?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치라 하시는 주님의 말씀(요8:7)이 들려온다. 살아온 세월만큼 내 속에 쌓여있는 죄 덩어리를 하루속히 예수님의 보혈로 씻어내야 한다.

주님! 저를 도우소서.

구원의 감격과 예배의 기쁨, 천국의 소망이 내 심령 속에 샘솟게 하소서!


/윤웅찬 집사
13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560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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