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1-23 11:09:43 ]
동계성회 가장 중요한 준비물은 ‘사모함’
어떤 환경에서라도 사모함 있으면 반드시 성회 참석할 수 있어
대학생 때부터 직장에 다니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동·하계성회에 참석하는 데 제한받은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학생 시절에는 여름, 겨울 방학을 합하면 석 달이라는 긴 기간이 있었다. 교사인 지금은 한 달간 휴식이 있다. ‘청년 성회 3박 4일 참석’은 내게 언제나 ‘따 놓은 당상(堂上)’이었다. 따라서 성회 기간이 다가오면 나보다는 부원들을 위해 기도했다. 부원들이 성회 참석할 환경을 열어 달라고. 솔직히 나는 그동안 성회 참석하는 데 제약이 없었기에 성회에 온전히 참석한다는 것에 감사할 줄 몰랐다. 하루라도 참석하고자 사모하는 청년들의 심정을 깊이 공감하지 못했다.
그런데 뜻밖의 일이 일어났다. 교사 자격 연수와 동계성회 일정이 겹친 것이다. 이번 연수는 동료 교사 300여 명과 함께 2~3주간 강의를 들으며 조별 발표를 하고 논술형 시험을 치르는, 빠질 수 없는 연수였다. 빡빡한 일정과 먼 이동 거리 탓에 기숙사를 신청해서 현재 안산에 있는 대학교 기숙사에서 지내고 있다.
연수 일정을 보고 가장 먼저 청년·대학 연합 동계성회 일정을 확인했다. 성회는 1월 22일부터 25일까지인데 연수는 24일에 끝난다. 고민이 시작됐다. ‘애매하게 겹쳤구나. 어떻게 하지? 저녁 예배라도 왔다 갈 수 있을까?’ ‘수업 후에 중요한 과제 제출이나 조별 모임이 있으면 어떡하지? 연수가 끝나는 24일 저녁부터 참석해야 하나?’ 어쩔 수 없이 ‘성회 당일이 되면 무슨 방도가 있겠지’라며 나중에 생각해보기로 했다.
그러다 수요일이 되었다. 타지에 있어도 삼일예배는 드려야 했기에 대학교 기숙사 근처 교회를 찾았다. 걷기에는 멀어 안산시 공공자전거를 이용하려 했다. 하필 그날은 한파주의보가 발령된 날. ‘날씨가 무슨 상관이랴’ 하며 자전거를 타고 출발하는데 자전거 상태가 이상했다. 바퀴가 뻑뻑해서 힘이 많이 들었다. 결국 대학교 정문에서 자전거를 교체하고 다시 출발. 그런데 이번에는 자전거 안장이 흔들거리는 것이 아닌가! 순간, 날씨는 춥고 자전거는 이상하고 힘도 들어 다시 기숙사로 돌아갈까 망설였다. 하지만 은혜받고 기도하고 싶은 마음이 컸다. 다시 학교 정문으로 돌아와 다른 자전거로 교체했다. 세 번째 교체하고 나서야 겨우 교회에 도착했다. 얼굴엔 비지땀이 흐르고 온몸엔 피로감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내 영혼은 기뻐하고 있었다.
영하 16도라는 한파 속에서도, 자전거를 세 번이나 갈아타면서도 끝까지 교회에 가서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예배를 드릴 수 있었던 것은, 내게 은혜받고자 하는 ‘사모함’이 있어서였다.
사모하여 예배드리니 회개가 터져 나왔다. ‘연수 일정과 겹치는데…’ ‘여기서 성회 장소까지는 너무 먼데…’ 하며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며 중얼거린 말들이 다 핑계였다는 것을 깨달아 회개했다. ‘사모함’만 있으면 충분히 갈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록 상황이 여의치 않더라도 ‘사모함’만 있다면, 막고 있는 환경과 상황은 살짝 불편한 방해요소일 뿐, 가지 못할 불변의 이유가 아니다.
앞으로 두 달간 동계성회가 진행된다. 우리는 동계성회를 얼마나 사모하고 있는가? 항상 가던 성회니까 이번에도 의례상 가는 성회인가? 항상 못 갔던 성회니까 이번에도 가지 못하는 성회인가? 동계성회를 준비하며 캐리어에 이불, 방석, 세면도구, 입을 옷 등을 챙겨 넣기 전에, 먼저 우리 마음속에 사모함을 챙겼는지 점검해보길 바란다.
/강혜민(풍성한청년회)
現 초등학교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561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