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감사의 안경’ 끼고 세상 보기

등록날짜 [ 2018-06-05 23:02:53 ]

요양병원 암환자 입장에서 보면
매사에 감사거리 아닌 것 없어


이 세상 사는 동안 가장 큰 감사는
나 같은 죄인 위해 십자가 지셔서
영원한 지옥에서 건지신 주님 은혜


병원 산소호흡기 사용료는 꽤 비싸다. 교통사고가 나면 산소통을 설치해 인공호흡을 시키는 경우가 많은데, 하루 사용료가 30만 원가량이다. 건강한 사람은 매일 30만 원어치 산소를 공짜로 마시는 셈이다. 만약 하나님께서 일평생 마신 공기사용료를 청구하신다면, 웬만한 집 한 채 팔아서는 어림도 없다. 그러니 일생 마음껏 ‘공짜 산소’를 마시게 해 주시는 것 한 가지만으로도 우리는 하나님께 감사할 이유가 충분하다.

우리 요양병원 중환자실 어르신 중에도 산소마스크를 쓰고 계신 분이 많다. 하나같이 인생 3막 3장에 우리 요양병원에 오셔서 예수를 믿게 되셨다. 몸을 움직일 기력은 없으셔도 귀로 복음을 들으시고, 구원의 감동을 눈가의 촉촉한 물기로 표현하신다. 이제 인생 무대의 막이 내려오면, 예수 피 공로에 의지해 하나님이 계신 천국에 들어가길 소망하시며 하루하루 기다리고 계신다.

때로는 산소마스크를 떼어 달라고 요구하는 가족도 있다. “그건 살인 행위”라고 말하면 못마땅히 여겨 병원에 불만을 품는 분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부모나 친지가 하루라도 더 살기를 고대하며 기꺼이 산소 값을 지불한다.

요양병원 사람들은 하루 종일 환우 어르신들과 지내느라 분주하다. 매사 감사하는 환우분들과 지내면, 돌봐드리는 우리도 엔도르핀이 생겨 밝은 인상을 갖게 된다. 반대로 감사가 없는 분들 틈에 있으면, 그분들에게 감사의 조건을 되새겨 드리려고 더욱 힘을 내야 하기에 조금은 더 힘들다. 50세 안 된 젊은 암환자가 입원한 적이 있다. 이분은 과거에 거의 잠을 자지 않고 사업에 몰두했고, 그 결과로 수면 부족과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식사를 걸러 영양이 부족하고, 독소와 결핍증이 쌓여 암이 발생했다. 그는 신앙생활은 하는 듯싶은데, 매사 감사가 없었다. “하나님은 희망 고문만 주는 분!”이라고 할 정도니 하나님과 좋은 관계일 리 없다. 암세포가 커지고 폐까지 전이됐는데, 감사가 없는 삶의 결과인 것 같아 안타까웠다.

요즘 대한민국은 ‘가족 4명 중 1명은 암환자’라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이제 암과 함께 생활한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감사가 사라진 삭막한 대한민국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듯하다.

우리 요양병원에 오는 암환자 분들에게 감사의 안경을 끼면 감사거리가 아닌 것이 없으니 매사 감사하자며 함께 기도한다. 몸속에서 암 덩어리를 떼어낼 수 있었음에 감사하고, 가족들의 관심과 보호 속에 지내는 것에도 감사하고, 무엇보다 죄에서 저주에서 지옥 형벌에서 구원해 주신 주님 은혜를 만난 것에 감사하고….

이 세상에서 호흡하는 날 동안, 우리가 해야 할 최고의 감사는 무엇일까. 바로 나를 구원해 주신 주님의 은혜다. 주님께서 친히 십자가에 못 박혀 피 흘려 죽으시고 내게 구원을 선물해 주셨다. 이 구원의 감사를 뜨겁게 느낄 때, 비록 몸은 아프고, 삶은 고되고, 성공은 더딜지라도 한 날의 삶을 감사로 가득 채우게 된다. 범사에 감사하자. 그것이 우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일지니.

/김세련 집사(18여전도회)
바오로요양병원 행정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578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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