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신앙생활은 ‘함께’하는 것

등록날짜 [ 2018-06-25 10:41:41 ]

6년차 초등학교 교사다. 짧다고도 볼 수 있는 6년이라는 교직생활에서 무엇이 가장 힘들었느냐고 묻는다면, ‘생활지도’라고 답하겠다. 교사는 크게 3가지 일이 있다. 학생들의 학업지도, 생활지도 그리고 기타 업무다. 학업지도는 교사가 학생들에게 얼마나 수업 내용을 잘 전달하느냐가 중요하다. 나로서는 학생들을 가르치는 일은 그다지 어렵지 않다. 왜냐하면 내가 학창시절 공부하면서 터득한 방법과 대학교에서 배운 수업 기술과 방식, 지금도 연수와 공개수업 참관을 통해 끊임없이 배우고 있어서다. 문서 처리 업무는 번거롭고 시간이 걸릴 뿐 힘들지는 않다. 물론 내가 경력 많은 부장급 교사가 아니어서 일명 ‘업무 폭탄’을 맞아본 일이 없어서 그리 생각할 수도 있긴 하다.

하지만 생활지도는 한 번도 쉽다고 느낀 적이 없다. 생활지도란, 학생들이 학교 생활 속에서 교사를 예의로 대하고 친구를 배려하면서 바른 인성을 기르고, 학급 규칙을 준수하면서 공동체 생활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하는 것이다. 나름 6학년만 3년차라 6학년 학생들의 심리나 생활지도 방법을 터득했다고 생각하며 자신만만 했는데, 그것은 착각이었다. 3년 동안 같은 학년을 담임했다고 하더라도 지역에 따라, 학급에 따라, 학생 구성에 따라 학생들의 상태는 천차만별이다. 특히 교사들이 최고학년인 6학년을 가장 꺼려하는 이유는 말귀는 알아듣지만 알아들은 대로 행동하지 않고 반항하거나 자기 맘대로 행동하고, 그런 행동을 교사가 강력하게 지도할 방법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요즘 학생들은 스마트폰, 게임, 연예인, 가요 등에 빠져 무엇이 옳고 그른지 스스로 분별하지 못한 채 자라난다. 특히 유튜브가 학생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은 굉장하다. 먼저 유튜브는 검색이 자유로워서 비인간적이거나 기괴한 영상, 성적으로 노출된 영상 등을 훨씬 빠르고 쉽게 접할 수 있다. 또 유튜브 크리에이터(유튜버)들은 자신들의 방송을 통해 많은 유행어(대부분 성적인 용어나 욕설)를 만들어내고 학생들은 이런 용어를 장난삼아 따라하며 자신의 인성을 타락시켜 간다. 이런 심각한 상황에서 학생들에게 필요한 것은 인성을 바르게 회복할 수 있는 교육이다.

우리의 신앙생활도 마찬가지다. 목사님을 통해 전해지는 하나님 말씀에 ‘아멘’으로 화답하지만, 그 말씀대로 살지 않고, 오랜 신앙생활로 말귀는 알아듣는 것 같으나 아는 대로 행동하지 않고 자기 맘대로 행동하며 사람들에게 상처 주면서 살지 않는가. 그래도 학생들은 부모님과 선생님이 어떻게 해서든 교육을 통해 바르게 자라도록 노력하기에 희망이 있다. 하지만 의무교육을 마친 우리는 누가 교육해 준단 말인가.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한다. 교회, 더 작게는 소속된 소규모 공동체 속에서 신앙 리더자에게 예의를 갖추는가, 또 함께 신앙생활 하는 부원들을 배려하는가. 내 기분과 감정대로 행동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상처 줘서 공동체를 이간·분리하지는 않는가.

우리의 신앙생활은 독방에 들어가서 혼자 지내는 이른바 ‘독고다이’로 지내는 생활이 아님을 기억해야 한다. 신앙생활은 함께하는 것이다. 데살로니가전서 5장 말씀을 보면, “형제들아 너희를 권면하노니 규모 없는 자들을 권계하며 마음이 약한 자들을 안위하고 힘 없는 자들을 붙들어 주며 모든 사람을 대하여 오래 참으라”고 말하고 있다. ‘규모 없는 자’는 영어 성경으로 보면 unruly, 즉 ‘제멋대로 하는 자’를 말한다. 제멋대로 하는 자를 질서 안에서 순종하도록 타이르고 훈계하라는 것이다. 또 마음 약한 자들을 안위하고, 힘 없는 자들을 중보와 격려로 붙들어 주라는 것이다. 우리는 하나님 앞과 사람들에게 제멋대로 하는 자가 아닌, 영적 질서 안에서 하나로 화합하는 자가 돼 진정한 신앙인으로 거듭나야 한다.


/강혜민(풍성한청년회)
現 초등학교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580호> 기사입니다.

    아이디 로그인

    아이디 회원가입을 하시겠습니까?
    회원가입 바로가기

    아이디/비번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