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8-07-25 16:07:42 ]
대인관계 상처에 고독감 시달렸지만
주님이 주신 위로에 다시 감사함 찾아
한국임상심리학회는 최근 학회 소속 심리학자 317명을 대상으로 ‘현재 대한민국은 얼마나 고독하다고 생각하는가?’라는 질문을 던지고 점수를 매기게 하는 방법으로 대한민국 고독 지수 설문조사를 했다. 그 결과 평균 78점에 달하는 우울한 결과를 내놓았다(국민일보 2018.4.2) 심리학자들의 의견이지만 각종 언론보도나 내 주변을 보면 터무니없는 점수는 아닌 것 같다. 나를 돌아볼 때는 더욱 그렇다. 사실 최근까지 나는 ‘고독감’을 느끼며 살고 있었다.
어릴 때부터 대인관계가 어려웠다. 어디에 맞장구쳐 줘야 할지 잘 몰랐다. 그래서 눈치 없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남들이 열광하는 일에 왜 열광하는지를 몰랐다. 무리 속에 있지만 대화가 통하지 않은 적도 많았다. 혼자 다니기, 혼자 먹기, 혼자 쇼핑하기가 참 편했다. 그런 내가 예수님을 만난 것은 위로와 평안이었고, 인격적 첫 소통이었다. 그러면서 내 성격도 많이 변했다. 사람을 부드럽게 대하게 됐고, 그들을 이해하고 기다려 줄줄 알게 됐다. 예수님이 나를 이해해주시고 기다려준 것처럼. 그러다 보니 ‘사람 좋다’라는 말도 종종 듣게 됐고, 내 주변에 사람도 붙었다. 같이 쇼핑도 가고, 맛있는 음식도 먹으러 다니고, 밤늦게까지 수다도 떨고, 여행도 다니고…. 고민거리, 남사스러운 얘기, 재미난 일을 함께 나눌 누군가가 있어 살맛났다. ‘평생 이렇게만 살면 결혼하지 않아도 되겠다’ 싶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음을 나누던 그 사람과 갈라지게 됐다. 대화가 줄어들고 마주치는 것이 어색했다. 급기야 관계가 소원해져도 아무렇지도 않은 그의 모습에 상대적 박탈감까지 들었다. 고독하고 외로웠다. 변화를 주려고 취미를 만들고 공부해서 목표를 달성했지만, 고독을 떨쳐버릴 수 없었다. 이사를 할까? 지방으로 갈까? 그러면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 몇 달을 고민했다. 외로움도 싫고, 고민하는 나 자신도 싫고, 떠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환경도 싫었다.
그러던 중 청년회 목사님께서 내게 한 말씀이 충격으로 다가왔다. “욕심을 버려….” 처음엔 화가 났다. ‘내겐 아무것도 없는데 무슨 욕심을 버리라는 거지?’ 하지만 그 말이 귀에 맴돌았다. 기도했다. 내게 있는 욕심을 발견하게 해달라고. 성령강림절 성회 중, 담임목사님께서는 내 안에 계신 성령님을 무시하지 말라, 외롭게 하지 말라 하셨다. “해결과 능력이 그분께 있는데 왜 그분을 일하시게 못 하는가.” 매번 듣던 설교 말씀인데 마음이 아팠다. 그동안 초점을 누구에게 맞추며 살아왔던가. 드디어 내가 어떤 욕심을 갖고 있는지 발견했다. 바로 하나님보다 사람을 더 의지했던 것이다. 신앙생활은 하지만 말로만 주님을 사랑한다 했지, 실상은 없는 빈 깡통 같았다. 사람들과 지내면서 주님께 받은 은혜와 위로와 감사는 다 잊고 해결책을 세상 속에서 찾고 있었다. 그런 나를 주님은 기다려주시고 다시 위로해주셨다. 그때 느낀 죄송함과 감사함, 그러면서도 주님이 주신 평안은 말로 표현하기 어렵다.
상황이 바뀐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은 주님이 함께하신다는 위로(고후1:3~4)가 내 안에 넘친다. 이 위로를 주기 위해 주님이 십자가 고난을 감당하셨으니 나도 죽어가는 영혼들로 인해 마음 아파하시는 주님과 같이 아파하고, 영혼을 섬겨 주님 마음을 아주 작은 부분이라도 위로해 드리고 싶다.
/강유림(고등부 교사)
現 초등학교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5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