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유난히 뜨거웠던 어느 여름날의 기억

등록날짜 [ 2018-07-31 11:57:17 ]

20년 전 처음 흰돌산 하계성회 참가한 후
영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로 거듭나
올 성회에서 청년시절 열정 새롭게 다질 것

여름이다. 올여름은 폭염이 기승을 부려 우리를 힘들게 한다. 세상 사람들은 온통 산으로, 바다로, 해외로 여름을 피해 달아나고 있다.
20년 전 여름은 나를 영적으로 무척이나 뜨겁게 했다. 그해 세상은 IMF 경제위기로 많이 어두웠다. 멀쩡하던 기업이 하루아침에 무너져 실업자, 노숙자, 자살자가 넘쳐나던 암울한 시기였다. 나도 대학을 졸업하고 취업보다는 하고자 하는 공부가 있어 고시촌에 들어갔고, 그곳에서 운명처럼 전도자를 만나 우리 교회에 등록했다.

부활절에 우리 교회에 처음 왔는데 “그러기에 그의 부활도 내 부활이네…” 찬양을 뜨겁게 부르며, 목사님이 전해 주시는 설교 말씀에 주체할 수 없이 은혜를 받았다. 대학 1학년 때 예수님을 영접하고 성경 공부도 나름 열심히 했지만 믿음 없던 내게 목사님이 전해주신 말씀은 꿀송이처럼 달았고, 사람이 왜 살아야 하는지 확실한 답변을 주었다. 그 이후로 매일철야예배에 나가 말씀 듣고 기도하는 삶이 너무나 즐거웠다.

드디어 믿음을 10년 앞당긴다는 하계성회. 나는 인생의 사활을 걸고 준비한 시험이 몇 주 남지 않은 상태라 큰 고민에 빠졌다. 결국 담당청년회 부장님의 권유로 딱 하루만 참석한다는 조건을 걸고 흰돌산수양관으로 향했다. 첫날부터 뜨겁게 은혜받은 나는 하루만 참석하겠다는 약속을 깨고 마지막 날까지 찬양과 말씀의 파도 속에 묻혀 뜨겁게 은혜받았다.

“그런즉 누구든지 그리스도 안에 있으면 새로운 피조물이라 이전 것은 지나갔으니 보라 새 것이 되었도다”(고후5:17). 그렇게 나는 영적으로 완전히 새로운 피조물로 탄생한 것이다.

시험이 끝나고 고향으로 돌아가야 했지만, 나는 우리 교회에서 신앙생활을 계속하는 것이 내 영이 사는 길이라 생각했다. 가난한 고시생이라 물질적으로는 많이 어려웠지만, 틈틈이 기도하고 전도하고 충성하는 삶 덕분에 하루하루가 영적으로 기뻤다. 언젠가 금요철야예배 때 뜨겁게 은혜받고 내가 가진 모든 용돈을 헌금으로 드린 후 고시원에서 밥 사 먹을 돈이 없어 배고픔으로 ‘굶식’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그런 삶이 전혀 불평이 되지 않고 오히려 작은 것을 모두 드릴 수 있어서 행복했다.

또 금요철야예배가 끝나고 신림동 고시촌까지 걸어가며 찬송가 40장 ‘주님의 높고 위대하심을 내 영혼이 찬양하네’를 눈물 뿌려 부르며 찬양했던 순간이 아직도 내 영혼에 감동으로 남는 것은, 아마도 그 당시에 하나님을 향한 내 마음이 가장 진실했기 때문이라 여겨진다.

그렇게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나는 믿음의 가정을 이루었다. 당연히 믿음의 가장으로서 가정을 영적으로 이끌어야 하는데도 지금 내 모습은 그 뜨거웠던 20년 전 믿음의 열정이 희미해져 가고 있다. 가끔씩 믿음이 바닥을 칠 때는 마누라 치맛자락이라도 잡고 있어야 천국 소망을 둘 정도로 영적인 비참함에 빠지는 경우도 있다.

그럴지라도 나는 마태복음 25장 11절 말씀처럼 내 일생의 마지막 날 사랑하는 주님 앞에서 “잘하였다 착하고 충성된 종아”라고 칭찬받기를 소망하며 작은 일부터 최선을 다해 말씀을 따라 순종하는 삶을 살기를 소망한다. 이를 위해 하계성회에 참석하여 그 뜨거웠던 내 청년의 여름을 다시 경험하고 새로운 20년을 준비하고자 한다.


/송호동 집사(27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585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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