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3-20 16:07:18 ]
말기암 투병 중에도 범사에 감사하며
기도로 천국 갈 준비 마치고 고통 없이
평안한 임종을 맞은 환자를 지켜보면서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 다시 깨달아
요양병원에서는 긴박한 순간이 자주 찾아온다. 바로 ‘임종’을 알리는 순간이다. 아무도 알 수 없는 순간이지만 우리 병원 암 병동에서는 종종 볼 수 있는 일이다.
60세 환우인 정희 씨는 50세 남짓 돼 보일 정도로 얼굴이 곱고 차림새도 여유로워 보이는 분이었다. 그러나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고 항암 치료를 받기 시작한 뒤로 하루하루 야위어갔다.
암 진단을 받기 전 정희 씨는 10년 가까이 불규칙적인 식생활을 했다. 퇴근 후엔 주로 인스턴트식품을 먹었고 자정 넘은 시간까지 TV를 시청했다. 운동도 전혀 하지 않고 수면 시간도 턱없이 부족한 직장인 생활을 했다. 그러는 동안 ‘소리 없는 암’이라고 불릴 만큼 조기 발견이 어려운 췌장암이 그녀에게 다가왔다.
정희 씨는 췌장암 3기 진단을 받고 입원해 8개월을 지내다 생을 마쳤다. 췌장암이 발견되면 보통 2~3개월 정도 사는데 이분은 그보다는 더 살다 가셨다. 천국 갈 준비를 마치기 위한 시간이었다고 본다. 임종 전날 우리 교회 교구 목사님의 영접 기도를 뜨겁게 받았다. 예수 십자가 피의 공로로 회개하고 죄 사함받으라는 복음의 메시지에 그녀는 목사님 두 손을 꼭 잡고 “아멘” “아멘” 하면서 믿음으로 고백했다.
“하나님이 살려 주시면 감사한 일이고 그렇지 않으면 천국에 소망을 두라”는 목사님의 당부를 받아들인 정희 씨는 이튿날 아무런 고통 없이 주님 나라에 갔다. 우리 병원 간호사가 “평안히 천국으로 가세요”라면서 눈을 감겨 드리니 눈을 감고 잠자듯이 소천했다. 보통 췌장암 환자들이 임종을 앞두면 큰 통증을 겪다 생을 마치는데, 전날 복음을 듣고 천국 갈 준비를 마쳐 평안한 임종을 선물 받았다고 생각한다.
정희 씨는 투병 중에도 감사를 생활화했다. 감사가 건강에 좋다는 것은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일이다.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때 우리 몸에서 ‘옥시토신’이 분비된다. 옥시토신은 ‘감사 호르몬’이라고 불리는데 감사하는 사람과 그 감사를 듣는 대상에서 동시에 분비된다고 한다. 옥시토신이 분비되면 늙은 세포가 재생되고 활력을 얻는다. 성경에 하나님께 찬양하고 감사하기 위해 인간이 창조되었다(사43:21)고 기록된 것처럼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호르몬 같다.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는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6~18).
성경 말씀대로 ‘범사에 감사’하면 ‘행복’을 선물로 받게 된다. 심장 박동처럼 쉬지 않고 하나님께 감사한다면 내 삶과 영혼의 때가 행복해지지 않을까.
/김세련 성도(19여전도회)
바오로요양병원 행정원장
위 글은 교회신문 <616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