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19-05-20 15:00:29 ]
매일 미세먼지 이젠 달관…마스크 안 써
죄짓고 ‘그럴 수 있지’ ‘나중에 회개’
죄에 너그러워진 나 자신 발견하고 놀라
십자가 피의 공로 부여잡고 회개를 다짐
봄이면 황사로 뿌연 하늘을 보면서 얼굴을 찌푸리던 시절이 엊그제 같은데 최근에는 ‘미세먼지’라는 반갑지 않은 불청객이 기승을 부리고 있다. 미세먼지는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작아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특히 건강에 심각한 문제를 야기한다. 미세먼지가 인체에 축적되면 호흡기 질환과 심혈관 질환을 일으켜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다. 먼지 농도가 ‘나쁨’인 날 외출하는 것은 담배를 장기간 피우는 것과 비슷하다고 한다.
처음 미세먼지가 문제시 됐을 때는 온 나라에 난리가 났다. 정부가 경보를 발령해 외출을 자제하게 했고, 대기를 탁하게 하는 시설물도 일시 폐쇄했다. 우리 집에도 큰 변화가 있었는데 바로 공기청정기를 산 것이다. 또 밖에 나갈 때마다 미세먼지 차단에 탁월하다는 고급스러운 마스크를 착용했다.
겨울에만 기세를 떨치다 없어지리라 여기던 미세먼지가 봄이 가고 초여름 날씨가 됐는데도 연일 맹위를 떨치고 있다. 이젠 사람들 사이에 미세먼지를 경계하던 태도도 느슨해졌다. 미세먼지에 익숙해진 탓에 미세먼지가 얼마나 심각한지 점점 잊어 가는 것이다. 대기질(AQI) 농도가 연일 ‘나쁨’으로 나와도 마스크 쓴 사람을 찾아볼 수 없고, 별다른 동요 없이 일상인 듯 살아가고 있다.
생각해 보면, ‘미세먼지 불감증’과 죄에 무감각해진 모습이 비슷하다. 학창 시절 예수님을 처음 영접하고 ‘어떻게 하면 죄를 짓지 않을까’ 무척 고민하고 죄를 멀리하려고 애썼다. “너희가 하나님의 성전인 것과 하나님의 성령이 너희 안에 거하시는 것을 알지 못하느뇨”(고전3:16) 말씀처럼 성령께서 계신 내 마음을 더럽히지 않으려고 죄짓는 것을 두려워하고 경계했다. 이를 위해 아침에 꼭 1시간 이상씩 경건의 시간(QT)을 정해 놓고 말씀을 묵상했다.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망각하는 세태처럼, 요즘 나 스스로 죄 문제에서 조금씩 자유로워지는 모습을 발견한다. 죄를 짓고도 ‘그럴 수 있지. 살면서 어떻게 죄를 안 짓고 살겠어? 나중에 회개하면 되지’라는 자기 합리화에 빠질 때가 종종 있다. 미세먼지 속 중금속이 우리 몸에 들어와 건강을 서서히 망가뜨리듯, 죄에 대한 합리화가 나를 점점 타락시키고 망쳐 결국 영원한 사망에 이르게 한다는 사실을 잊고 산 것이다.
미세먼지가 ‘나쁨’일 때 외출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써서 몸을 보호하듯이, 영적으로 살기 위해 죄를 경계하고 알게 모르게 지은 죄는 예수의 십자가 피의 공로를 부여잡고 회개해야겠다. 우리 몸은 미세먼지 같은 더러운 죄 찌꺼기가 가득한 곳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광이 충만해 그리스도의 향기를 풍겨야 할 성전이기 때문이다.
/송호동 집사(27남전도회)
손해사정사
위 글은 교회신문 <62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