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강점기 모진 고문에 죽음까지 견뎌낸

독립투사들 보면서 절로 머리 숙여져

하물며 죄 없으신 분이 속죄해 주시려

대신 죽으러 태어나신 날 최고의 감사 올려야

연말이면 한 해를 돌아보고 정리한다. 학교에서도 교육 과정을 마무리했으니 학생들에게 나눠줄 통지표에 마침표를 찍고자 수행평가를 시행하고 있다. 내가 가르치는 역사(歷史)는 수백 년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을 교과서에 압축해 실어놓기에 학생들에게 풀어 설명하다 보면 좀처럼 진도를 나가지 못한다. 최근에는 일제강점기에 나라의 독립을 되찾고자 투쟁한 분들에 관해 가르치면서 학생들에게 바른 국가관과 애국심을 길러주려고 애를 쓰고 있다.

유관순 열사(烈士)는 꽃다운 10대에 만세운동을 하다 옥에서 생을 마감했고, 안중근 의사(義士)는 손가락 마디를 자르는 결의를 하면서까지 독립운동을 하다 순국했다. 윤봉길 의사 역시 20대의 젊은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다. 일제강점기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분들께 감사하고 나라를 소중히 여기라고 가르쳤고, 나 역시 독립운동가들에게 다시 한 번 감사했다. 그 심한 감옥살이, 고문 그리고 죽음까지 어떻게 견뎌냈는지 존경심이 절로 들었다.

다른 사람들이 쉽게 가지 못한 독립 운동의 길을 걸었기에 지금까지도 역사책에 이 분들의 이름과 업적이 기록됐고, 학생들과 여러 사람에게 귀감이 되는 것이리라. 그러다 문득 머릿속을 스쳐 가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 로마서 5장 6절~8절이다.

“우리가 아직 연약할 때에 기약대로 그리스도께서 경건치 않은 자를 위하여 죽으셨도다 의인을 위하여 죽는 자가 쉽지 않고 선인을 위하여 용감히 죽는 자가 혹 있거니와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독립 운동가들도 사람이기에 모진 고문과 아픔을 견디며 나라와 공의(公儀)를 위해 죽는다는 것이 분명 쉽지 않았을 터다. 그렇다면 죄 없으신 예수께서 죄인인 우리를 위해 채찍에 맞고 찔리고 십자가에 달려 피 쏟아 죽으셨으니 이는 얼마나 위대한 일인가. 창조주가 피조물을 위해 몸소 죽어주신, 있을 수 없는 일이 아닌가. 인간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이 얼마나 놀랍고 대단한지, 우리에게는 그저 ‘은혜’라고밖에는 표현할 길이 없다.

100년 전 독립 운동가들은 일본인에게 눈엣가시였겠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귀감이 되고 도전이 되며 영웅으로 인정받았을 것이다. 그런 반면 예수께서 십자가형을 받으실 때 3년 넘게 따라다닌 제자들은 이미 다 흩어져 도망갔고, 주변에 있던 사람들은 예수님을 욕하며 십자가에 죽어야 마땅하다고 소리를 쳐댔다. 모든 이들에게 버림받고 조롱받고 비웃음당하면서 죽으셨다. 하지만 지금은 모두 알고 있다. 예수님은 인류의 구원주 되시며, 찬양과 경외를 받으시기에 합당한 하나님이심을 말이다.

성탄절이 다가온다. 거룩하고 죄 없으신 분이 죄인을 속죄해 주시려 대신 죽기 위해 태어나신 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그분을 향해 최고의 감사와 찬양을 드리는 것이 아닐까.

/강혜민(풍성한청년회 임원단)

現 초등학교 교사

위 글은 교회신문 <655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