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기도로 다가올 날을 준비하자

등록날짜 [ 2020-04-11 10:59:29 ]

부활주일부터 ‘전교인 40일 그리고 10일 기도회’가 시작된다. 코로나19로 마음도, 몸도, 생각도 가라앉기 쉬운 이때, 주님이 주신 최고의 기회가 아닌가 싶다. 코로나 사태 전에 우리 중등부 아이들은 학원 수업을 마치면 교회 교육관으로 모였다. 밤 9시30분부터 1시간 동안 합심기도를 하기 위해서다. 중등부 교사인 우리 부부는 매일 저녁 7시30분부터 2시간 동안 하는 ‘전 교인 기도회’에 참석한 뒤, 네 살배기 아들과 함께 기도 장소로 달려가 중등부 학생들과 같이 기도했다.


그 늦은 시각에 기도회 자리를 지켜 주는 아이들과 합심기도 하는 게 너무 감사하고 기뻤다. 사실 밤늦은 시각에 아이와 함께 항상 중등부 기도회에 참석하는 게 쉽지 않았다.


그 기도회 때문에 다른 스케줄은 엄두도 낼 수 없었고, 잠든 네 살배기를 들쳐 업고 기도 장소로이동해야 할 때도 잦았다. 남편도 주일엔 중등부 아이들과 함께 찬양 인도를 하는데, 매일 저녁 애절하게 기도하다 보니 목이 쉬어 찬양이 잘 나오지 않아 힘들어 했다. 하지만 주님이 주시는 힘과 거룩한 부담감 덕분에 빠질 수 없었다. 게다가 하루도 빠지지 않고 기도회의 자리를 지켜 주는 중등부 아이들의 초롱초롱 빛나는 눈망울이 떠올라서 더욱 그랬다. 남편이 중등부 기도 인도를 하는데, 목이 아프다고 느낄 즈음엔 중등부 전도사님이 오셔서 바통을 이어받아 마무리 기도까지 해 주시면 중등부 학생들과 우리는 더 큰 힘을 얻었다.


지금 와서 보니 일상이었던 그 시간이 큰 행복이자 감사의 조건이었다는 점을 절실히 느낀다. 중등부 아이들도 “쌤! 다 함께 모여서 기도하고 예배드리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었어요, 어서 전 성도가 다시 모여 예배드리고, 기도했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한다. 그런 아이들이 기특해 “쌤도 그래, 어서 모여서 함께 찬양하고 예배드리고 싶다”며 위로한다.


“주의 날이 밤에 도적 같이 이를 줄을 너희 자신이 자세히 앎이라”(살전5:2)는 말씀이 지금 우리에게 이른 듯하다. 담임목사님께서도 “자유롭게 기도하고 예배드릴 수 있을 때 차곡차곡 신앙생활을 저축해놔야 마지막 때에 신앙의 부도를 막을 수 있다”고 당부하셨다. 신앙생활을 잘한다는 것은 죽음 앞에서도 예수님을 배신하지 않을 힘이 있다는 말인데 ‘나는 지금 그만한 신앙이 저축돼 있는가?’ ‘주를 위해 죽을 만한 믿음이 있는가?’ 스스로 물어본다.


코로나 사태로 교회에 오지 못하고 집에서 격리 중인 학생들이 매일 빠짐없이 기도 2시간, 목사님 말씀 듣기 2시간, 성경 2장 이상 읽기를 하고 있다. 학생들이 하나님을 향한 성실함을 익혀 성령이 충만한 인격을 만들고, 예수님을 모시고 주님만 경외하기를 기도한다.


초대교인이 핍박을 피해 광야와 토굴에서 예배드렸던 것처럼 우리에게도 그 날이 도적처럼 임할 것이다. 신앙생활 할 수 있을 때 말씀과 기도로 성령 충만하여 다가올 날을 준비하자.


 

/박소연 (중등부 교사)

한국청소년활동진흥원 정책사업부 과장

  

위 글은 교회신문 <671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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