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합리적 차별 VS. 부당한 차별

등록날짜 [ 2020-07-04 10:36:58 ]

찬반 논란 속 포괄적 차별금지법 재발의

교계에선 “대다수 국민 역차별” 비판


21대 국회 개원과 더불어 포괄적 차별금지법 제정 논란이 재점화됐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에 대한 국민의 이해도는 여전히 높지 않은 편이다. 이 법의 본질을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 중에는 ‘차별’과 ‘차별금지’ 개념의 복잡성이 있다.


‘차별’이라는 말이 긍정적이지는 않지만, 사실 ‘나쁜 차별’만 있는 것은 아니다. 인간 생활에 꼭 필요한 ‘합리적 차별’도 있다. 어린아이에게 투표권을 부여하지 않는 것은 연령 차별이지만, 합리적인 차별이기에 누구도 부당하다고 생각지 않는다.


마땅한 ‘합리적 차별’이 있다면, 모든 차별을 금지해서는 안 된다. 대신 합리적 차별과 나쁜 차별을 구분해 후자만 없애야 한다. 합리적 차별까지 금지한다면 개인의 삶과 사회 질서가 무너질 것이다. 예컨대 연령 차별을 없앤다고 어린아이에게 투표권을 부여하는 것처럼 말이다. 차별 금지는 부당한 차별에만 적용해야 한다.


이 때 합리적 차별과 나쁜 차별을 구분하는 선이 선명하지 않아 문제다. 누구에게는 합리적 차별이 다른 이에게는 나쁜 차별로 느껴질 수 있고, 그 반대 경우도 많다. 합리적 차별과 부당한 차별을 나누는 기준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이런 견해의 다양성을 차별금지법은 허용하지 않는다. 법이 제정되면 합리적 차별과 부당한 차별의 구분 권한은 국가인권위원회(인권위) 같은 국가기구가 독점적으로 행사하고, 개인이나 집단의 자율적 판단은 제한된다. 이때 기독교 신앙의 자유가 크게 위협받을 수 있다. 교회나 기독교 단체의 관점에서 볼 때 합리적인 구별 행위를, 인권위가 부당한 차별로 규정하고 처벌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얼마 전 인권위는 기독교 종립대학이 비기독교인을 채용하지 않는다고 하여 부당한 고용차별로 규정했는데, 이는 차별금지법이 제정되면 기독교 학교가 직원 채용조차 신앙 원칙에 따라 하지 못하게 될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나아가 차별금지법은 비기독교인에게도 문제가 된다. 인권위는 아동 동반 손님을 받지 않는 ‘노키즈존’(No Kids Zone)’ 매장에 대해서도 나이를 이유로 한 부당한 차별이라며 시정을 권고한 적이 있다. 이는 차별금지법 제정 시 인권위가 사업주의 특정한 운영방식을 부당한 차별이라며 처벌하고, 사유재산권마저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이처럼 차별금지법은 국민의 기본권인 자유권을 침해하는 위험한 법안인데도, 입법 추진 주체들은 민감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차별 금지’라는 좋은 어감만 강조해 홍보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그리스도인은 신앙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이 문제점을 정확히 이해하고 공론화할 필요가 있다.



/이계룡 집사 
39남전도회


위 글은 교회신문 <68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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