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날짜 [ 2021-02-07 21:47:55 ]
우리 교회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지역사회 방역에 나선 지도 1년이 다 되어 간다. 날이 덥든 춥든 매주 토요일이면 남전도회원과 청년회원 수십 명이 방역 복장과 장비를 갖추고 지역 방역에 나서고 있다. 나 또한 미력하나마 돕고자 지역사회 방역에 동참한다.
유독 피곤한 날이었다. 모이는 시간보다 조금 늦게 도착해 뛰어갔는데도 방역팀이 출발하지 않았다. 무슨 일이 있는가 싶어서 살펴보니 기온이 갑자기 떨어져 소독액을 담은 통이 얼어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다.
남전도회 집사님들이 기지를 발휘해 이런저런 방법을 사용해 얼은 부분을 순식간에 녹여 충성하러 나설 수 있었지만, 잠깐만 가만히 놔둬도 호스가 얼어 버리는 추운 날씨에 방역을 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다. 평소와 달리 방역 작업을 하는 내 얼굴도 잔뜩 굳어 있었다. 한참 돌아다니다 잠깐 한숨을 돌리려고 음료수를 사러 가게에 들어갔다.
가게에는 나이가 지긋한 사장님이 계셨다. 지친 얼굴로 방역하는 내 모습을 안쓰러워하며 “고생하십니다. 정말 좋은 일을 하고 계시네요”라고 응원하는 말을 건네셨다. 지난 1년 동안 우리 교회 방역팀을 많이 만나셨는지 친근하게 말을 걸어 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며 서둘러 밖으로 나왔다. 사실 몇 분 전만 해도 방역하다 힘들어 속으로 불평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칭찬을 들으니 부끄러웠다.
소독을 하면서 “교회가 정말 좋은 일을 하시네요”라는 사장님의 말이 귀에 맴돌았다. 우리가 토요일마다 지역사회를 섬기는 일이 주민들에게 좋게 보이는 듯했다.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누군가를 교회에 데려올 수도 없는데, 이런 섬김도 전도가 아닐까’ 생각하며 끝까지 힘을 내서 충성할 수 있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마5:16).
예수님은 우리에게 세상에서 빛이 되라고 당부하셨다. 단순히 착한 일을 하는 것이 아닌, 우리를 통해 다른 이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고 복음을 들을 수 있게 하라는 당부다. 언젠가 담임목사님께서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교회가 놀랄 만큼 부흥하지 않을까”라고 말씀하셨다. 지역사회를 섬기면서 교회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이 좋아지고 결국 이것이 사람들을 교회로 오게 할 통로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신앙생활에 대한 사모함을 잃어버린 내 모습을 발견하기도 한다. 하나님께서 독생자 예수를 보내시고, 예수님께서는 자기 피를 흘려서 우리의 죄를 해결해 주셨기에 우리는 집이든 어디서든 주님과 대면하면서 예배드릴 수 있다. 다시 사모함을 회복하고 기쁨으로 예배드릴 수 있기를 기도한다. 우리의 죄를 없이하시고 예배를 받아 주시는 하나님께 모든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린다.
/임현재
풍성한청년회 임원단
노사발전재단 근무
위 글은 교회신문 <684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