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향기] 현숙한 여인

등록날짜 [ 2021-04-12 15:07:52 ]

무용수가 턴을 하고 밸런스를 잡고 마무리 동작을 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이 ‘시선 처리’다. 시선 처리를 정확하게 한다면 턴을 여러 번 하더라도 다음 동작을 여유롭게 이어 갈 수 있다. “뒤에 있는 것은 잊어버리고 앞에 있는 것, 곧 푯대를 향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하나님이 부르신 부름의 상을 좇아간다”(빌3:13~14)는 바울의 고백이 성도가 온전히 이루어야 할 시선 처리임을 기억한다.


팬데믹과 말세의 때의 징조들이 이루어지는 세계정세를 바라보며 잡념과 두려움과 염려와 근심이 마음에 가득하던 중 지난 2월 설날축복대성회 ‘피로 맺은 언약의 잔’ 설교 말씀은 혼란한 마음을 가라앉히고 신랑 되신 예수께 시선을 고정할 복된 기회였다. 예수님이 나를 영접하러 다시 오신다는 확실한 약속을 깨닫자 번잡한 생각이 물러나고 신랑 되신 예수님께 마음을 고정할 수 있었다. 신랑의 든든한 약속을 들으니 체한 속에 사이다를 마시고 시원하게 트림을 하는 기분 같았다.


성경에 나오는 주님의 당부와 여러 사건들도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어떻게든 설명해 주시려는 주님의 사랑임을 느낀다. 우리를 얼마나 사랑하시면 다른 신에게 절하지 말라며 “나는 질투하는 하나님”(출34:14)이라 하시고, “세상과 벗된 것을 간음”(약4:4)이라며 경고하셨겠는가. 호세아의 방탕한 아내와 아가서의 표현들 그리고 에스겔의 오홀라와 오홀리바 자매의 음행에 대한 내용들도 창세기부터 이어져 온 주님의 사랑을 진하게 느낄 일들이었다.


요즘 내 SNS 프로필은 ‘현숙한 여인 되고파’다. 현숙한 여인에 대해 소개한 잠언 31장을 읽고, 현숙한 여인은 신랑 되신 주님의 일을 온전히 처리하고 성도의 옳은 행실, 즉 세마포를 준비하는 것임을 새롭게 깨달았다. 밤에 등불을 끄지 않고 솜뭉치를 들고 손가락으로 가락을 잡으며 열심을 내며(잠31:18~19) 성문에서 그 손의 열매로 참 남편 되신 주님께 칭찬받는 현숙한 여인이 되고 싶다.


지난해 장애를 가진 막내아들이 난청검사를 여러 번 받고 보청기와 시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아 마음이 복잡했다. 비용도 불편함도 모두 부담이었다. 그런 가운데 주변에 중보기도를 요청하고 1년 넘게 기도했다. 무모하다고 할 수 있는 시도여서 주변에서 핀잔 섞인 말을 듣기도 했지만, 하나님께서 고쳐주신다는 응답의 감동을 생생하게 느꼈기에 나는 그곳에 시선을 고정하며 기도했다. 결국 지난달 아이는 다시 검사를 받았고 정상 판정을 받았다. 주님이 하신 일이다.


복잡하고 정신없는 턴 동작을 반복하는 것처럼 폭풍 같은 어려움이 닥쳤는가. 신랑 되신 주님만 바라보자. 푯대만 바라보자. 내 아이는 다운증후군이다. 앞으로 어떤 상황을 내가 감당해야 할지 전혀 모른다. 하지만 늘 기도하며 현숙한 여인이 되고자 선포하겠다. 믿으면 영광을 보리라.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 그저 예수님 이름으로 기도할 뿐이다. 담임목사님의 생생한 영적체험이 가득 담긴 설교 말씀은 내가 시선을 주께 고정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다. 이 모든 은혜 오직 주님께만 영광과 감사를 드린다.



/황옥경 집사
여전도회 특별활동실




위 글은 교회신문 <693호>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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